관광버스 달린다
빵 -- 빵--
오늘은 즐거운 날
서울 --- 파주행
"한민족연합회"호 관광버스
45명 승객 싣고 신나게 달린다
차안에는 멋쟁이 "승무원" 아저씨
언제봐도 유머 많은 키다리 사나이
요녕에서 인삼장사 하셨다는 수필작가
그가 바로 신석운선생님이다
15년간 한국생활 흘린땀 한강인데
어제도 한식당 서버일 하셨단다
고객들 사장님인가고 문의하면
조선족 직원이라 답한다는 그 당당함
차안은 그로 하여 기쁨이 물결친다
빵 --빵 --
버스야, 어서 달려라
저기
1호좌석의 안경 쓴 이는
한민족연합회 대표님이다
"한민족신문"을 가꿔가면서
동포들을 대변하는 큰 일 하는분
올해에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동포들을 위한 워크숍 열었단다
대림동 변화와 생활에는
대표님의 공로를 무시 못하지
오늘도 이른 새벽 들메끈 쪼이더니
저렇게 조용히 사색에 잠기셨다
빵 -- 빵 --
버스야, 즐겁게 달려라
저기
갈색머리 할머니는
5.1노동훈장 영웅이란다
한평생 휴가를 모르고 일만 해오시더니
퇴직하고 인생2막 시작했단다
오늘은 손군들의 응원을 받아
미용실을 다녀오고 단풍여행 나섰단다
빵 --빵 --
버스야, 기쁘게 달려라
20호좌석의 흰 머리 할머니는
교육사업 하시다 퇴직하신 분
우수교원 영예 상장 한아름인데
방방곡곡 널린 제자 별무리란다
꽃소식 자랑에 해가는줄 모른단다
그 옆에서 손곤소곤 속삭이는 분
특색산업의 코기러기
그가 배양한 사과배는
특유의 맛의 극치라
새콤달콤 꿀맛이 손짓했는가
밀려드는 주문이 마라톤이다
빵 --빵 --
버스야 흔들며 달려라
저기
뒤쪽에선 춤노래가 한창이다
춤노래 없이 못사는 우리 한민족
버스안이 온통 노래방이다
물찬 제비런가 흑룡강 할머니는
가무단 출신 무용수였고
마이크 놓을줄 모르는 길림 아저씨는
한때는 이름 날린 가수였단다
자리가 비좁은 버스통로이지만
나이트클럽 울고 간단다
빵 --빵 --
버스야 자랑 싣고 달려라
너 아느냐 ?
네가 싣고가는 45명 관광객들을
나이는 시니어 인생이지만
그들이 바로
오늘 날 현대문명의 공신들이다
그들은
2개 세기를 풍미해온
우리 시대의 살아있는 기념비이며
가장 정이 많고
가장 따뜻하고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다
내 붓이 너무 무디여
사람마다 일일히 알리지 못함이 한이로구나
달려라 버스야
어서 달려라
저기 오두산이 마중오고
임진각이 손짓한다
빵 --빵 --
버스야 속도를 올려라
차창밖 단풍도 아름답지만
버스안의 단풍은 더더욱 황홀하거니
너야말로
단풍 싣고 단풍여행 달리는
행운의 관광객이로구나
자 -- 버스야,
어서 가자
네가 가는 길 더디기만 하구나
쉬임없이 달리거라
멈추지 말고 달리거라
달려서
당겨오자 찬란한 내일을!
축복하자 우리의 주인공들을!
빵 -- 빵 --
/이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