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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11/23  한민족신문
하얀 꿈

만약 꿈에도 색갈이 있다면 나의 꿈은  봄꽃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연분홍색도 아니고 가을빛처럼 아름답고 매혹적인 주황색도 아닌 아마도 티없이 깨끗하고 순결한 새하얀 무궁화 같은 하얀 꿈일 것이다.

 

나는 중국조선족가정에서 태여났다. 하여 처음으로 말을 번진 것이 ‘엄마’란 단어였고 처음으로 배운 노래가 “오리 오리 동동...”같은 우리말 동요였고 처음으로 읽은 책이 우리 말 동화책이였다. 

 

어릴 때 알록달록한 고운 한복을 입기를 즐겼던 나에게 우리 민족 옷을 입고 우리 언어로 말하고 노래하는 것은 더없이 행복한 일이였다. 더우기 내가 제일 따르던 조선어문교원이이셨던 고모의 영향을 받아 나도 커서 고모처럼 조선어문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이 어린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고모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의상이 하얀 색이고 우리 민족을 에로부터 ‘백의민족’이라고 불리운 다는 말은 듣고서인지 나는 예전부터 하얀 색을 유난히 즐겼고 하얀 색상의 옷을 즐겨입었다. 내 동년은 이렇게 하얀 색, 하얀 꿈이였다.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조선어문을 좋아했던 나는 낭독하기를 좋아했고 조선말로 된 책을 읽기를 좋아했다. 하여 조선어문 성적은 그냥 학급에서 앞자리를 차지했고 시와 주를 비롯한 여러 가지 조선어 이야기경연, 작문경연 등에 참가하여서도 많은 상을 받았었다. 커서 조선어문 선생님이 되겠다는 나의 꿈은 점점 더 무르익어갔다.

 

하지만 요즘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한어 말 교과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제일 주요한 언어 과목은 조선어문으로부터 한어어문으로 변하였다. 조선족학교이지만 많은 과목들이 한어말로 바뀌였고 우리 일상생활중의 대화도 점점 한어말로 되기 시작했다. 조선어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조선어문 선생님의 꿈을 담았던 나의 마음은 잠시나마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선말로 인사를 건네도 고개만 갸우뚱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내 주위의 일부 친구들을 보면 조선어로 작문을 썼다는 것이 태반은 뜻을 모를 한어도 아니고 조선어도 아닌 알똥 말똥한 글이여서 한숨을 내쉬는 조선어문 선생님들의 얼굴에 그늘이 지는 것 같다.   

 

점점 그 예전의 오색찬란한 빛 갈을 잃어가면서 소리 없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는 조선민족 전통문화를 보며.... 나는 나의 꿈을, 동년의 하얀 꿈을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보았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노예가 된 인민일지라도 자기 민족의 언어를 아로새겨두기만 한다면 감옥의 대문을 여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 언어는 민족의 영혼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우리말, 우리글을 잃는다면 이 모든 것을 잃은 것과 같다. 조선족으로서 자기 언어를 모르고서야 어찌 조선족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자기 민족 언어를 배우고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나의 꿈은 여전히 희망이 있고 가치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민족의 말과 글을 천시하는 사람이 어찌 자기의 고향 더 나아가서 자기 조국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파란 많던 세월에도 모진 난관을 물리치고 지켜온 우리 말, 때로는 산곡에 돌돌 흐르는 벽계수처럼 맑고 잔잔하고 때로는 천지의 폭포처럼 쏟아져 내려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우리말을 세세대대로 전해주는 조선어문교원이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의 하얀 넋을 영원히 꽃피울 나의 하얀 꿈을 위하여 나는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언젠가는 나의 이 꿈이 새하얀 무궁화처럼 곱게 필 그날을 기대하면서...

/조아라 (훈춘 5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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