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교실에서 울고 웃을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져 간다. 하지만 우린 더욱 끈끈해져 간다.
유치원때부터 우린 한 반이였다. 처음 만났던 그날, 모두 엄마 손 꼭 잡고 엄마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낯선 서로가 어색하지만 궁금해 말뚱말뚱 쳐다만 봤다. 그땐 몰랐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서로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되어있음을.
나의 두꺼운 일기장을 앞으로 부터 펼쳐보았다.
2017년 4월 9일
오늘은 대청소 날이다. 선생님은 아침 여덟시에 학교에 모이라고 하셨다.그런데 오늘아침 하필 할어버지 차가 고장이나 열시 넘어서야 학교에 도착했다. 나는 청소가 끝났을 까봐 미안함에 허겁지겁 뛰어서 반에 갔다. 역시나 청소가 끝나 모두들 집에 가려는 참이였다. 내가 오자 그들은 왜 이제서야 왔냐고 탓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냐고 내가 안오니 걱정되였다고 해주었다. 만약 나였으면 다짜고짜 왜 늦었냐고 화부터 먼저 냈을 것이다. 오늘도 '배려'라는 것을 배웠다.
2021년 12월 7일
오늘 밤자습 중 선생님이 잠시 교실을 나가셨다. 우린 그틈을 타 요즘 유행인 마피아 게임을 했다. “꺄르륵- 꺄르륵-”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온 복도에 울러퍼져 아래 교실에까지 들렸다고 한다. 수능이 200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선생님이 없는 그 사이를 못이겨 수다를 떨고 게임을 하고 선생님이 오시는 인기척이 나면 서로 “쉿!”하면서 능청스레 공부하는 그 이상의 즐거음은 없는것 같다 . 아직도 철부지 아이 같다.
2022년 3월 18일
오늘은 나의 열여덟살 생일이다. 친구들은 우리 집에 와서 생일파티를 해주었다.나는 눈 꼭 감고 소원을 빌고 난후 “후-” 하고 초불을 불었다. 초불이 꺼지기 무섭게 모두들 환호하며 무슨 소원 빌었냐고 물었다. 나는 비밀이라고 했다. 오늘밤은 우리집에서 다 같이 자기로 했는데 처음으로 일곱명이 함께 자는 밤이라 모두 들떠있었다.우린 얘기하기 좋을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불을 끄고 누웠다.
나는 요즘 하락세인 성적이 두렵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들은 괜찮아 다 좋아질거라는 빈말보다 나의 성적을 열심히 분석도 해주었고 자기의 좋은 학습방법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서로 꿈도 주고 받았다. 사업가, 의사, 디자이너 등등 신기하게도 우린 모두 꿈이 달랐다. 캄캄해서 서로의 얼굴이 뚜렷이 보이진 않았지만 각자의 꿈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땐 분명 두 눈이 초롱초롱해 희망으로 가득찼을 것을 나는 느꼈다. 그렇게 이말 저말 하다가 모두 잠에 들었다.
아! 그리고 아까 비밀로 한 나의 소원은 "우리의 우정과 앞날이 찬란하고 영원하기였다.“
우리의 이야기는 일기장에 다 담을수 없을 정도로 많고 특별하다. 열한번의 사계절을 함께 했고 이젠 하나의 여름만 남아 있다. 이 여름만 보내면 한 교실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시간이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 일곱명 각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힘껏 달려봐야 알 수 있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청춘인 우리는 용감하고 두려움 없었다. 우리는 모두가 빛나는 보석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