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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0  옥필
민지의 "돈벌이"

요즘 민지한테는 뜻밖에도 돈벌이가 생겼다. 하루에 백원 을 버는 돈벌이인데 정말 달콤한 기분이다. 그래서 만나는 친구마다 자랑으로 입 다물 새 없는 건 물론 선생님 앞에서도 장한 일 한 것처럼 어깨를 잔뜩 춰올리면서 자랑이다.

 

“선생님, 내 어제 저녁에 말 한마디에 돈 백 원 벌었습니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 매달린 어조로 말하는 민지를 보는 선생님의 눈은 의아한 눈길이였다.

 

“선생님 모르시죠? 몇 년 전에 한국에 가신 아빠가 심양으로 해서 어제 돌아오셨는데 밤에 내가 엄마 곁에 눕자 엄마가 나보고 다른 방에 가서 자라고 했습니다. 그런 걸 내가 싫다고 하니 엄마가 돈 오십 원 줄 테니까 내 자리를 아버지한테 내어드리라고 하신 걸 또 싫다고 했더니 백 원이 어떤가 해서 제꺽 동의했습니다.”

 

흥분에 잔뜩 젖어서 이렇게 종알대는 민지의 말을 듣고서야 선생님의 의아해진 표정이 사라졌다. 선생님은 뭘 말하시려는 듯 입을 실룩이다가 그만 두는 것 이였다.

 

아직 세상물정에 약한 애한테 이런 방식을 취하는 민지의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돈에 물젖게 하는 부모들이 어디 하나둘이랴. 심부름 안 듣는 애한테 돈을 주는 것으로 심부름 시키고 집안일도 돈 주면서 시키고... 부모와 자식 간에 서로 돕고 양보하고 이해하는 것에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인간적 관계가 확인되지만 돈을 내세우고 이루는 것은 이런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래 아빠가 또 다시 한국에 가요?”

 

선생님의 물음에 민지가 제꺽 대답했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안 간대요. 그런데 두 달만 잠자리 양보 값을 받기로 했어요. 그럼 저는 6천원 벌 수 있어요.”

 

민지의 얼굴에는 웃음이 봄바람 만난 듯이 자꾸만 찰랑댔다.

 

민지는 흥에 겨워 반급의 애들 앞에서 돈 버는 비결도 공개했다.

 

“너희들도 나처럼 한국에 간 엄마나 혹은 아빠가 돌아오면 한방에서 못 자게 해봐. 그러면 어른들이 돈 많이 주는거야”

 

“근데 우리 아빠는 내가 고중 다닐 때에 온대. 그때면 난 그렇게 못해.”

 

형빈이가 이렇게 대꾸하자 정국이가 잇따라 입 열었다.

 

“우리 엄마 아빠는 한국에 안 가서 난 안 되겠구나.”

 

민지가 돈 버는 자랑에 처음에는 “와 ㅡ”하고 민지를 둘러싸면서 감탄하고 부러움의 눈길로 민지를 쳐다보던 애들 이였는데 후에는 아무반응도 없었다. 애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듣고 보는 것이 많음에 따라 자연히 맘속에 한 층의 외각이 생성되어 민감도가 점점 굳어져 외각이 딴딴해지면서 같은 일이 반복되면 마비상태에 들어서는 것 같았다.

 

원래 민지는 이런 기회에 한번 은진이의 기를 꺾고 싶었다. 은진이는 공부는 그닥잖은데 용돈이 많았다. 엄마 아빠가 한국에 간 후 할머니 집에서 사는 은진이는 날마다 30원씩 가지고 다녔다. 그 돈으로 매일 간식을 사서는 애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어느 한번 민지와 다툼을 한 일이 있은 후 민지를 따돌렸다. 그러면서 늘 애들 앞에서 자기한테는 저금이 3천원이 있다고 자랑해서 애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안고 있다. 반급의 애들은 간식을 잘 사주는 은진이의 주위에서 뱅뱅 돌아쳤다.

 

민지도 엄마보고 돈을 많이 달라 해서 애들을 자기주위에로 끌어오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가 어찌도 인색한지 매일 2원이다. 처음에는 적다고 아우성쳤으나 엄마를 못 이기게 되자 그런대로 지내고 있다. 평소보다 돈이 좀 더 차례지는 날이면 바로 민지의 생일날이다. 그날이면 10원이다. 그래서 민지는 일 년에 생일이 많으면 좋겠다고 까지 생각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엄마의 로임도 있고 거기에 한국에서 아빠가 잘 버는데 왜 자기의 용돈에 대해 그렇게도 엄격한지...

 

여태껏 엄마는 다른 엄마와 달리 심부름 잘 하는 값, 또는 다른 엄마들처럼 술 마시러 나갈 때면 혼자 집에 있는 값도 주는 법 몰라서 돈이 생길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돈 많이 생길 기회가 생겼다. 정말 전반의 애들 앞에서 제일 돈 많은 아이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은진이의 기를 꺾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매일 저녁마다 민지는 일부러 늦게까지 엄마 방에서 나가지 않다가 엄마가 돈 주면 제꺽 나가군 했다. 책상서랍 안에 있는 민지의 돈가방에 돈이 한 장 또 한 장이 불어난다. 인제 6천 원 되면 민지는 그 돈을 엄마 몰래 집안의 어느 곳에 감추겠다고 다졌다. 엄마의 돈 관리는 어찌도 모가 나고 세심한지 설에 민지가 받은 몇 백 원의 세뱃돈도 여지없이 엄마한테 몰수당하는데 이번의 이 돈은 안 내놓겠다고 별렀다.

 

“애들은 돈과 멀리하고 공부에 신경 써야 해.”

 

엄마는 돈은 애들한테는 독이라고 늘 말씀하신다. 참 듣고도 모를 일이다. 돈이 왜서 독이란 말인가? 그 돈으로 별의별 맛있는 것을 다 살 수 있는데 말이다.

 

매일 돈이 불어나는 재미로 민지는 입 다물 줄 몰랐다. 공부할 때도 독서할 때도 심지어 꿈속에서도 눈앞에는 그냥 백 원짜리 돈이 떠다닌다. 그러더니 공부에 별로 집중이 되지 않아서 인제 시험 치면 성적이 내려갈게 뻔했다. 그래도 민지는 민지대로 “돈벌이”에 열중했다. 저녁마다 돈 받아야 엄마 방에서 나가는 민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의 입에서 낮은 한탄이 나가는 걸 민지는 알길 없었다.

 

입가에 미소가 가득 달린 채로 민지는 달콤한 꿈나라로 들어간다.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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