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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28  옥필
새가 날지 않은 이유

안개 자옥한 아침이다. 청이와 미경이 그리고 수연이 셋은 무슨 우스운 일이 그리도 많은지 깔깔대며 학교로 가고 있었다.

 

그들이 학교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였다.

 

“얘들아, 저기 새 있다”

 

청이가 이렇게 소리치자 미경이와 수연이가 청이가 가리키는 쪽에 눈길을 돌렸다. 아닌게아니라 바로 대문 앞에 웬 새가 앉아있었다. 여태껏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는 많이 보았어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들 셋은 새 앞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새는 꿈쩍도 하지 않고 그들 셋을 쳐다볼 뿐 날아갈 념 하지 않았다.

 

“청이야 이 새가 아마 상한 것 같아.”

 

미경이가 이렇게 말하면서 발로 새 꽁지를 건드렸다. 그러자 새가 깡충깡충 걷는 것이었다. 다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날지 않고 있을까?

 

“우리가 이 새를 날게 해야지. 그렇잖으면 조금 후 차에 치워 죽을 수도 있잖아?”

 

청이는 벌써부터 근심이 앞섰다. 등교하는 시간이면 숱한 애들이 여기로 드나드는 건 물로 자가용차도 많아서 자칫하면 이 새가 죽음을 면치 못할 것 같았다.

 

“그래. 너 말이 맞아. 우리 어서 이 새가 여기서 떠나게 하자”

 

미경이도 덩달아 이렇게 말하면서 어서 하늘로 날라고 나뭇가지를 주어다가 몸뚱이를 툭 쳤다. 그런데도 새는 요지부동이다.

 

“너 손으로 새를 쥐여서 하늘에 날려봐라. 그러면 혹시 날겠는지.”

 

수연이 말에 미경이가 몸을 흠칫 떨며 머리를 마구 저었다.

 

“싫어 싫어. 난 새가 귀엽긴 하지만 손으로 쥐기는 무서워.”

 

“넌 워낙 두 발 가진 동물은 다 무서워하는 애니까. 그런데 나도 무서워”

 

청이도 한마디 께끼었다.

 

바로 이때 한 아저씨가 지나가고 있었다. 청이가 제꺽 도움을 청했다.

 

“아저씨, 이 새가 이상하게 날지 않고 있어요. 우린 무서워서 손으로 쥘 수 없는데 아저씨가 좀 방법을 대서 날게 해주세요. 그렇잖으면 이 복잡한 길에서 밟혀 죽을 수 있어요.”

 

“오. 너희들 마음 참 착하구나.”

 

그 아저씨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한마디 칭찬하시고는 허리를 구부리며 제꺽 손으로 그 새를 덥석 쥐고 일어서려했다. 그런데 그 새는 발톱을 금이 간 콘크리트에 꾹 박고 있었다. 아저씨가 힘을 써서야 그 새 발톱이 콘크리트 틈에서 나왔다.

 

아저씨가 새를 하늘에 날리자 새는 다시 원래의 자리에 내렸다. 그리고는 청이네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눈길 속에는 무슨 사연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 눈길 속에서 청이가 그 무엇을 읽은 듯이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이 새가 상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여기를 떠나기 싫어하는 건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안 그래?”

 

“그래 맞아. 그럼 우리 어디한번 머리를 써 보자”

 

미경이도 찬성해 나섰다.

 

그들 셋은 그 주위를 눈 빗질 했다. 아. 바로 3,4미터 되는 곳에 죽은 작은 새가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작은 새는 이미 배가 터져서 내장이 나와 있었다.

 

“어마나 누가 이렇게…”

 

그들 셋은 놀라기도 했고 또 죽은 새가 불쌍하기도 했다. 어느새 그들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오. 원래는 이런 일이였구나. 새는 사람처럼 말은 못해도 모성애만은 똑같은가봐”

 

말을 마친 아저씨가 나뭇가지로 그 죽은 새를 짚어서 길가의 나무 밑에 파 묻어주었다. 그제야 그 새가 푸르릉 하늘가로 날아오르더니 조금 후에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오늘 이 새가 우리에게 위대한 모성애를 다시한번 더 깨닫게 해주었지?”

 

청이의 말에 미경이는 머리를 살레살레 저으며 나지막한 소리로 이렇게 대꾸했다.

 

“모든 엄마가 다 모성애를 가지고 있는 거 아니야”

 

미경이의 말을 들은 청이와 수연이는 미경이의 부정을 두고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원래 미경이는 하늘도 있고 해도 있는 푸른 하늘 집처럼 행복했었다. 자영업자인 엄마와 공무원직에 있는 아버지로 해서 호의호식했었다. 그런데 미경이가 아홉 살 때 엄마가 한국에 가더니 마음이 변했다.

 

“당신은 거기서 미경이를 데리고 잘 살면서 더는 절 기다리지 말아요.”

 

청천벽력이라더니 바로 이런 걸 두고 한 말인 것 같았다. 엄마의 배신으로 해서 처음에는 미경이도 아버지도 한동안 정신을 추지 못하고 말았다.

 

미경이의 얼굴에는 늘 구름장이 떠 다녔는데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 되였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늘 이런 의문이 생겼다.

 

(엄마는 아버지가 뭐 나빠서 이렇게 변했을가? 아버지는 인물체격이 좋은데다 직업도 좋은데. 또 늘 엄마를 황후처럼 대해주시지 않았던가? 그런데 엄마는 왜서…)

 

어른들의 일에 대해서 알 길이 없는 미경이는 오랜 시간 밤을 패며 생각해도 그 답안을 찾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엄마가 아버지는 물론 자기까지 버린 참혹한 사실은 어디까지나 사실이었다.

 

“따르릉--------”

 

상학종이 울렸다.

 

그들 셋은 인차 교실로 향하여 달려갔다.

 

안개가 흩어지더니 해님이 얼굴을 쏙 내밀었다.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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