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명인들의 일화를 묶은 책을 접하게 되였는데 그 가운데서도 베토벤의 일화를 다룬 글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어느 날 황혼 무렵 베토벤은 절친한 시인친구와 함께 윈의 한 공원길을 산책하면서 즐겁게 담소하였다. 이때 그들의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길옆으로 피해서고 있었는데 그 원인은 다름이 아니라 앞에서 귀족들이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토벤과 함께 걷던 시인친구는 다급히 베토벤의 팔을 잡아끌면서 다른 사람들을 따라 길옆으로 피하자고 하였다. 그러나 베토벤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이 서서 경멸에 찬 어조로 말하였다.
“왕공귀족들이 다 뭡니까? 그저 우연히 호화로운 가문에서 태어났을 뿐이고 우리는 노력을 들여서 오늘에 이른 것뿐입니다. 서로가 자기 식대로 사는 것이 좋지요. 나 베토벤은 영원히 베토벤이니 누구한테도 머리 숙이고 싶지 않아요.” 말을 마친 베토벤은 친구의 팔을 낀 다음 가슴을 쑥 내밀고 활개치며 걸어갔다.
그 누구에게도 굽어들지 않고 자기식대로 살아간 베토벤이 너무나 돋보였으며 나도 다른 누구가 아닌 나를 만들어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보았으나 실제에 옮기기는 그렇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난 또래아이들보다 체격이 크고 몸이 뚱뚱하다보니 헐렁한 옷을 입어야 편하고 좋았다. 하기에 매양 친구들이 매끈한 몸매에 체형미를 자랑하는 옷을 입고 다니는 걸 볼 때마다 꽃나이를 자랑하는 나로서는 부럽기 한정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어머니를 졸라 아무런 고려도 없이 몸에 착 붙는 옷을 사 입게 되였다. 제 좋은 멋에 흥얼거리며 거리를 활보하면서 학교로 가는 길에 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길 가던 사람들이 나에게 눈길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학교로 갔더니 친구들이 웃어대기에 그때에야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게 되였는데 거울속의 자신이 흉측하기 짝이 없을 줄이야.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였다. 말 그대로 삿갓 쓰고 넥타이를 맨 꼴이였다.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란 존재는 오직 나 혼자뿐이다. 아무리 쌍둥이라 할지라도 외모만 같을뿐 각자의 취미나 애호 더 나아가서 각자의 삶은 절대로 같을 수 없다. 하다면 진정한 나를 가꾸고 진정한 나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는 항상 진정한 나를 가꾸고 표현하기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어느 날 이 세상을 떠난다 할지라도 이름석자를 기억해줄 사람들이 있을 것이리라 믿는다.
/녕안시 조선족중학교 고중 3학년 2반 하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