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스크랩
기사 출력  기사 메일전송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http://www.hmzxinwen.com/news/28801
발행일: 2026/08/29  소은 김순희
여름의 막바지

한낮을 달구던 뜨거운 볕은 여전한 듯싶어도 그늘 밑으로 한 걸음만 들어서면 바람의 결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땀방울을 맺히게 하던 습한 기운은 어느새 스러지고 살랑이는 바람 끝에는 가만히 가을의 숨결이 묻어난다.

계절이 제 자리를 비워주며 건네는 마지막 인사가 시작된 것이다.

 

돌아보면 지난 여름은 참으로 치렬했다.

세상을 온통 녹여버릴 듯 쏟아지던 해살과 밤낮없이 기승을 부리던 더위 속에서도 우리는 저마다의 하루를 묵묵히 버텨냈다. 창밖을 세차게 두드리던 장마비와 무성하게 우거지던 초록의 잎사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명의 힘을 내뿜었다.

그 뜨겁고 찬란했던 시간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는 조금씩 고개를 숙인다.

 

계절의 경계에 서면 풍경의 소리부터 달라진다.

온 산천을 뒤흔들듯 목청을 높이던 매미 소리는 어느덧 힘을 잃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그 자리를 서늘한 풀벌레 소리가 가득 채운다.

무성하던 나무잎들은 짙은 록빛을 넘어 숙성된 빛갈을 띠기 시작하고 석양이 지는 하늘은 여름보다 한층 깊고 그윽한 물감을 풀어놓는다.

 

여름의 막바지는 단순히 계절이 끝나는 아쉬움에 그치지 않는다. 한 단락의 열정을 온전히 태워버린 뒤 찾아오는 차분한 정돈의 시간이다.

뜨거웠던 기억은 가슴 한구석에 간직하고 앞으로 찾아올 선선한 결실의 계절을 다정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식어가는 여름의 온기와 조용히 밀려오는 가을 바람을 느껴본다.

치렬하게 여름을 지나온 우리 모두의 삶 위로 계절이 주는 편안한 위로가 깊게 내려앉기를 바란다.

/소은 김순희

 



기사 출력  기사 메일전송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포토뉴스

사진작품

미술작품

한중방송 라디오방송
음악감상
사진은 진실만 말한다
방습거울

 가정여성 

한민족여행사

 동포사회 

TV광고

영상편지

한민족신문 韩民族新闻
 
  l   회사소개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