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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2/22  한민족신문
조선족의 성(姓), 본(本貫) 그리고 창시개명

 

조선족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중국정부가 인정해준 조선인 즉 우리민족에게 붙여준 공식적인 이름(명칭)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 거주하던 우리민족의 후손들은 중국호적에 당당하게 “조선족”이란 하나의 민족으로 등록되어 우리의 문화와 언어, 문자를 배우고 보존하고 발전시키면서 중국 55개 소수민족의 일환으로 그것도 우수한 민족으로 인정받으면서 살아왔다.

 

일제의 강점기 시대 우리민족이 탄압당하면서 학교는 물론이고 언어와 문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살아오던 그런 환경과는 다소 다른 대접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한중수교 후 모국이라고 찾아온 한국에서 중국 동포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 이들이 제일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들이 겪는 고통, 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조선족(중국동포)은 중국에서 살면서도 중국정부의 혜택을 받으면서 우리민족의 얼을 지키기 위하여 언어와 문화, 풍속을 지켜오는데 앞장서왔다. 특히 조선족학교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고 우리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보급, 발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글이름과 성(姓), 본(本貫)을 지켜오면서 조상들한테서 물려받은 전통을 이어가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의 창시개명은 우리민족에게 큰 고통과 치욕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던 현대판 창시개명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러한 창시개명을 우리의 국민들, 나라의 지도자들, 정치인들은 어떤 태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일제가 우리에게 자행했던 창시개명, 우리민족을 말살하고 우리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송두리 채 뽑아버리려고 실시했던 창시개명을 우리는 얼마나 증오하고 억울해했던가?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일을 되풀이해야 할까?

 

창시개명은 우리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의 상징이다. 그래서 남북은 물론이고 조선족들도 모두 싫어하고 증오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싫어했던 창시개명을 지금 한국이 중국 조선족출신 귀화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또 무엇일까?

 

현재 중국동포가 귀화하면 주민등록증에 한자를 사용할 수 없는데 이는 창성, 창명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분영 조상들한테서 물려받은 성과 본이 있는데 왜 창성, 창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본인이 자기의 성과 본을 알고 있는데 그걸 사용하지 못하고 엉뚱한 본을 억울하게 가져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현재 서울 남부법원 관할에 있는 서울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구에 거주하는 조선족동포들은 귀화 후 주민등록증에 한자를 병기하려면 창성, 창본을 해야 하는데 자신의 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치구의 이름을 본으로 해야 해서 많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영등포구에 살면 자신의 성이 어떠하던지 본은 영등포로 되고 구로구에 살면 본은 구로로 되어 구로 이씨, 또는 영등포 김씨 이렇게 된다.

 

만약 이것이 싫다면 옛날 서울을 한양이라고 불렀기에 한양 김씨, 한양 이씨 이렇게 되는데 자신의 본을 모르는 분들은 별 문제가 안 되지만 자신의 본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용할 수 없는 이들은 억울한 마음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가 잘 알고 있는 지인은 전주 이씨인데 광명시에 살고 있기에 광명 이씨로 등본에 본을 적고 있다. 이외에도 허(許)씨 성(姓)은 중국식 발음대로 쒸씨로 되고 김(金)씨 성은 진씨로 되고 있어 부모와 형제가 다른 성씨로 된다.

 

예를 들면 김선숙(金善淑)이라는 이름으로 몇십년간 살아왔는데 귀화하면서 그의 이름은 진산수로 되어버렸다. 분명 김씨인데 진씨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김선숙 씨는 현재 진산수로 살아가면서 아버지와 형제자매들과 성씨가 다른 남남으로 되었다.

 

그런데 만약 성씨에 진씨가 없다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진(陈, 晋)씨도 이처럼 여러개 있으니 남의 성을 도용한 것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전(全)씨도 취안 씨로 만들어 아버지와 아들의 성이 다르게 되는데 저도 마찬가지로 가족관계에 아버지의 성을 “취안”이라고 등록해서 너무나도 억울하여 구청직원한테 “우리 엄마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왜 나는 아버지의 성과 다르냐고” 말한 적도 있다. 당시 비록 웃으면서 말하긴 했지만 나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 아버지와 성씨가 다르다는 게 무엇을 말해줄까?

 

그리고 주민등록증에 한자를 병기하기 위해 서울 남부법원에 창성, 창명하러 갔다가 본을 영등포로 쓰라고 하자 그것만은 못하겠다고 하면서 신청서에 “왜 자기의 본인 정선(㫌善)을 사용할 수가 없느냐고 하면서 일제시기 창성, 창명을 했다고 우리가 일본을 그렇게 욕하지만 우리는 왜 창성, 창명을 시키느냐고 하면서 일제는 남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지금 우린 자기 사람을 버리려고 창시개명을 한다”고 하면서 2장의 인쇄용지에 자기의 울분과 이유를 꽉 박아 적어놓았다. 과연 나의 말이 그 누구를 감동시켜서 였었는지? 아님 맞는 말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법원에서 이튿날 바로 전화 와서 서명하라고 해서 얼른 달려가 서명하고 주민등록증에 한자를 써 넣게 되였다.

 

이렇게 지금 한국사회는 일본을 욕하면서도 일본을 따라가면서 우리민족의 전통과 습관을 버리고 있다.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아마도 우리민족의 정통은 사라질 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민족은 어떤 민족인가?

 

이런 창성창명이 앞으로 우리민족에게 수난의 시대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참에 나는 제20대 대통령 후보들이 진정 자기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의 발전과 포용을 위해서라면 대통령 공약으로 발표하기를 촉구한다. 그러면 귀화자들도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보내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에는 20만 명에 달하는 재한 중국동포출신 유권자들이 있다. 이번에 출마한 대통령후보들이 자신들과 우리민족을 위하는 마음과 포용력을 발휘한다면 아마도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한결 같이 “한민족”이라고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한중국동포들도 자신들의 바람대로 재외동포정책 정확히 말하면 재한중국동포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약으로 발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전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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