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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08/01  편집부
잘린 감나무

"원래 마당에 큰 감나무가 있었어요.”

 

강사가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수필 창작반 강좌가 한창인 00구 “문학의 집”이다.

 

00구 “문학의 집”은 공원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한옥이다. 사면이 나무로 둘러싸여 마치 고즈넉한 산간마을에 온 느낌이다. 한옥은 계단을 올라가야 되는 높은 위치에 지어져 나무그늘에 햇빛이 가려지진 않는다.

 

“아늑하고 아담한 아지트네.”

 

그런데 계단을 올라가자 약간 뭔가 모자란다는 감이 들었다. 시멘트 바닥으로 된 울안이 너무 휑뎅그렁했고 주변환경과 약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울안엔 큰 감나무가 자라나 있었다고 한다. 감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러있었는데 손이 닿는 곳에 달려있던 감은 수강자들이 다 따먹고 낮은 곳에 열린 감은 모두가 그저 눈요기밖에 할 수 없었다. 이런 중에 한 여수강자가 높은 곳에 열린 감을 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00구청이죠, 여기 00마을 문학의 집인데요, 이 쪽으로 사다리 좀 보내주실 수 없을까요? 감을 따야겠는데 너무 높아서요.”

 

수강자가 구청에 도움을 청구한 것이다. 구청에서 무료로 지원해준 집을 쓰면서 그 집의 감나무에 달린 감을 따먹어야겠다며 구청더러 사다리를 가져다달란다.

 

강사가 말을 이었다.

 

“구청 담당공무원이 욱하고 화가 치밀었죠. 바로 사람을 보내어 감나무를 잘라버렸어요.”

 

수강자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듯 서로서로 쳐다보며 웃음을 참지 못한다.

 

수필가 강사님은 이 사건을 소재로 수필을 쓴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강의를 진행했다.

 

만약 그 감나무가 베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딱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다. 이 울안에 이 감나무가 있다면 그야말로 화용점정(画龙点睛)일 것인데 말이다.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까 뭔가 모자란다는 그 느낌이 어떻게 온 것인지.

 

한 사람의 무모한 행동이 가져온 결과다. 조화로운 경치가 그만 파괴를 당하고 만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씩 어떤 사람과 현상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할 때가 있다.

 

며칠 전 사범학교 졸업 30주년 동창회가 있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2박 3일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식사 때마다 버스기사가 항상 함께 했다.

 

그런데 버스기사가 어딘가 남달랐다.

 

첫날 팬션에서 저녁을 먹을 때다. 모두가 버스기사가 서먹서먹해 할가봐 너도나도 농담을 던지며 여간 친절하게 대해주지 않았다. 그 것이 좋은지 식사만 하고 자리를 뜰 줄 알았던 버스기사가 한 시간, 두 시간 죽 치고 앉아서 덩달아 좋아한다.

 

“재미있나봐!”

 

어디서 한마디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튿날 저녁도 역시 그랬다. 첫 날 저녁은 그나마 앉아서 구경만 했는데 두 번째 날은 “발언”까지 하는데 그 것도 아주 “폭탄성적”이다.

 

술이 몇 순배 돌자 모두의 요청으로 학교 때 쌍무 파트너였던 옥이와 창이 두 무용수가 나섰다. 둘이 학창 때 추던 춤을 선보이자 다들 흥에 겨워 “잘 한다”하고 박수를 치고 웃음판이 벌어졌다.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초 치는 소리.

 

“조선족 여자들을 다시 보게 되네요. 난 장가가면 아내를 이런데 안 내보낼 거예요.”

 

44살 노총각-버스기사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말이고 “선언”이다. 열띤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사람이 끼이지 말아야 할 자리에 끼인 것만 해도 그런데 공분을 자아내는 말까지 서슴치 않는다.

 

몇몇 여자동창들이 뒤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인간이 함부로 지껄이네.”

 

“왜 아직 안 물러나는 거야?”

 

버스기사는  자신의 말이 어떤 파문을 일으켰는지도 모르고 계속 여유 작작 술을 마시며 구경한다. 보다 못해 동창회 회장(버스기사와 한 회사 소속)이 버스기사에게 다가갔다.

 

“오늘 운전하느라 꽤 피곤했을 텐데, 이젠 들어가 쉬어도 괜찮아요.”

 

그제야 눈치를 챘는지 버스기사는 주섬주섬 자리를 뜨더니 집안으로 들어간다.

 

여수강자의 전화 한 통에 죄 없는 감나무가 베임을 당하고 따라서 “문학의 집”은 풍경에 손색이 가게 되었고 회원들은 다시는 맛 나는 감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졸업 30년 만에 이루어진 즐거웠던 동창회가 “불청객”때문에 한 순간 분위기가 다운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어이없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말과 행동 때문에 벌어진 어이없는 일이다.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어찌 실수가 없겠냐마는, 항상 내가 앉을 자리는 어디고 내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하는 것을 그때그때 잘 파악한다면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덜 주고 미움도 덜 사지 않겠나 싶다.

 

" 범사 삼사이후행(凡事三思而后行)" 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방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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