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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10/24  한민족신문
인생의 마지막 빛을 찾아서

평생을 세탁기를 만드는 기계공학자로 살아왔다. 기계와 도면, 철의 냄새 속에서 보낸 세월이었다. 그러나 인생의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는 내 손에 익숙한 또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전국을 돌며 풍경을 담는 일이 삶의 기쁨이 되었고, 그렇게 나는 사진이라는 또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섰다.

 

여든을 넘긴 지금,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어온 소망이 있었다.

“사막의 빛을 직접 눈으로 담아보고 싶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10월 11일, 나는 지인들과 함께 인천공항을 출발해 내몽골로 향했다.

 

비행기로 도착한 뒤 6시간의 기차와 3시간의 버스를 타고 징기스칸 지역으로 이동했다. 험한 피포장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오오아시스’라 불리는 모래사막의 마을이었다.

 

그곳에서 맞이한 첫 일몰은 장관이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황금빛 모래언덕이 끝없이 이어졌고, 태양은 천천히 사막의 품으로 내려앉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나는 지난 인생의 모든 고생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듯한 감동을 느꼈다.

 

다음 날 새벽, 사막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일출을 기다렸다.

여명이 서서히 밝아올 무렵, 저 멀리 낙타 떼가 모래언덕을 지나갔다.

붉은 빛과 황금빛이 뒤섞이는 그 순간, 낙타의 실루엣이 하늘과 맞닿으며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평생 본 풍경 중 가장 신비롭고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숨을 죽이고, 오직 셔터 소리로만 감동을 기록했다.

 

그날 오후, 현지 가이드가 “붉은 오아시스 호수가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그곳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붉게 물든 사막의 모래가 호수에 반사되어, 물빛이 마치 진홍색으로 빛났다.

바람 한 점 없는 호수 위로 하늘과 모래의 색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그 장면은,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도 더 완벽한 자연의 조화였다.

나는 그 순간, 사막이 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이후에도 여러 사막 지역을 돌며 촬영을 이어갔다.

거친 바람과 모래먼지 속에서도 마음은 한없이 평온했다.

이번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사진가로서 내 인생을 마무리하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기계공학자로 살아온 세월이 내 인생의 ‘기반’이었다면,

사막의 빛을 좇은 이번 여정은 내 인생의 ‘꽃’이었다.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사막의 일출과 붉은 오아시스의 호수는,

여전히 꿈꾸는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

글/ 한권일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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