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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1/19  정명선
아버지 등

비가 오는 날이면 하늘 가신 

아버지 생각에 

내 가슴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

 

아버지 얼굴 보다 더 야윈 

아버지 등이 더 많이 생각난다

  

아버지 등에는 늘 

메밀꽃밭을 지나듯

소금꽃이 피어 있었다

 

아버지 등에는 

허공을 짚고 내려온 여섯 거미도 

매달려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 등에서는 늘 

삐걱대는 달구지 소리가 들려 왔었다

 

아버지 등에서는 늘 

아지랑이처럼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곤 했었다

 

어머니의 눈물은 많이 봐 왔지만 

아버지는 눈물이 없는 줄로만 알았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아버지 등에 흐르던 땀이 

아버지의 골수에서 나오는 눈물인 것을,

 

아버지의 땀냄새 속에 

더 깊은 아픔이 있었던 것을,

 

아버지 등에 매달렸던 기억은 또렷하지만  

아버지 등을 밀어 드린 기억은 

가물가물하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가 

아버지 등을 시원히 밀어 드리고 싶다

/김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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