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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2/27  정명선
고향 외 1수

수원 허명훈

고향의 하늘도 하늘이고

타향의 하늘도 그 하늘이지만

왜 우리는 타향의 하늘에만

눈과 마음을 쫓는가?

 

고향에서 부는 바람도 바람이고

타향에서 부는 바람도 그 바람이지만

왜 모두들 타향의 바람에

한결같이 바람둥이 되었나

 

고향에서 내리는 비도 비고

타향에서 내리는 비도 그 비지만

왜 고향에서 내리는 비는 을씨년의 비이고

타향에서 내리는 비는 선녀가 주는 약비라 하는가

 

모두 다 떠난 고향의 처마 밑에는

텅 빈 제비둥지가 애처롭게 비명을 지르고

소쩍새의 슬픈 울음만이

마을길에 나뒹군다.

 

고향은 서러움에

동지섣달 한겨울에 비가 내리고

고향은 외로움에

삼복더위에 추위에 떤다.

 

피패한 고향을 바라보는

내 왼쪽 눈에서는

왈칵 눈물이 쏟아지고

내 오른쪽 눈에서는

왈칵 피고름이 쏟아진다

 

언제 가야

따끈한 아랫목에 둘러앉아

뽀골뽀골 끓는 곱돌장을 퍼 마시며

봄노래 불러보나?

 

 

분노

 

매연에 그을고

먼지에 얼룩투성이 된

하늘이

참다못해 대노했다

 

우르릉 꽝 꽝

우뢰가 땅을 뒤흔들고

번쩍번쩍 천둥이

하늘을 쪼갠다

 

시원한 소낙비에

청청한 하늘이

분노가 사라졌나

서쪽하늘에 무지개 걸렸다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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