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가을이 자취를 감추고 초겨울이 바야흐로 다가오는 이 계절, 해가 지고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거위털같은 눈이 온 대지에 살포시 내린다.
미풍에 분분히 흩날리는 첫눈을 바라보노라니 지난날의 옛추억이 우렷이 떠오른다.
그 추억은 나로 하여금 따스한 봄날의 온기를 가져다주고 여름날의 왕성한 생명수처럼 구지욕을 불러일으켜 주었으며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처럼 나를 곱게 단장시켜 주었다.
이렇듯 첫 눈은 새로운 희망을 기약하는 청춘의 매력처럼 나를 유혹하고 그 유혹속에서 나는 다시금 새로운 희망을 안고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첫눈은 끓어오르는 열망를 안고 건장한 젊은이로 아름다운 뉴대를 이어주면서 나에게 꿈을 키워주고 꿈을 이루도록 부단히 분투의 길로 인도해주었다.
때로는 나아가는 앞길에 고드름과 성에가 되여주기도 했고 때로는 세찬 비바람과 폭풍우가 되여주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생에 희노애락을 안겨주며 삶의 의의를 전수했다.
나는 그 속에서 활기에 찬 모습으로 영접해야 할 인생과 사이좋게 걸어도 보고 또한 눈보라를 맞으며 생활의 어려움속에서 박차를 가하며 일어서기도 했으며 또한 기승을 부리는 엄동설한을 헤가르며 인생의 허무함과 풍상고초를 이겨내며 생을 즐기기도 했다.
때로는 성에나 고드름이 되여 살을 에이는듯한 고통도 안겨주었지만 그 쓰디쓴 고통속에서 인생의 파란곡절의 결실인 달콤한 열매를 맛보면서 견강한 의지를 지니게 되였다.
이와같이 첫눈은 인생의 에피소드처럼 때로는 사람을 분발하게 하고 때로는 사람을 삶의 욕망으로 타오르게 했다.
하지만 자연의 교실에서 험준한 시련을 을 거친 우리의 인내는 부단한 계절의 변화에도 스스로 자신을 굳건히 지킨다.
하여 황혼을 마주하는 오늘도 갑자기 불어오는 눈보라를 이겨내며 엄연히 마주하지 않으면 안되는 엄동설한속에서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아는 삶을 습득해 왔다.
결혼 35년 세월속에서 갖은 풍상고초를 겪고 그 속에서 생활을 배워가면서 자신을 더욱 단단한 강철의 의지로 , 무상한 인생을 품을 줄 아는 인생으로, 시같이 어려운 인생속에서, 소설같이 버거운 인생속에서도 의연히 자랑찬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도록 부단히 노력해 온 인생을 마주했던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청춘시절은 교단에 올라 후대양성사업에 바쳤고 삶의 어려움에 부딪치면 이겨낼줄 아는 굴강한 의지로 성에나 고드름과 같은 간난신고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로 반기였다.
인생은 순풍에 돛단배가 아니다.
오늘은 웃고 래일은 울며 다음 날은 웃으며 사는 것이 바로 소위 우리가 말하는 희노애락이다.
모든 생명이 움츠러들고 숨을 죽이고 살아가는 맹아상태의 계절에 유독 푸르디 푸른 영객송인양 자연의 숨결을 돋보이게 하는 첫눈, 첫눈이 펑펑 쏟아진다.
새해의 풍년을 기약하며 내일의 희망을 안고 파아란 꿈을 잉태하며 조용히 내린다.
내일은 또다시 자연의 섭리와 함께 우리네 인생도 부단히 변화발전할것이다.
미연에 이런 자연의 인생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짐을 페부로 느끼며 분분히 흩날리는 첫눈의 정경에 너무나도 반가운 심정이다.
우리도 이제 기회를 다잡고 세월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속에서 우리 자신을 재촉하고 독촉하며 닫는 말에 채찍질로 살아보자.
반갑다. 첫눈아,
지나간 모든 고민과 번뇌를 저버리고 새로운 또 한해의 꿈과 희망에 도전하며 파란곡절에 두려워말고 웃으면서 다가오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보자.
이것이 바로 자연의 인생, 우리 앞에 놓인 무상한 인생인것이다.
/素恩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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