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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18  정명선
민족의 비애

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은 간판

꼬불꼬불 꼬부랑 글

내노라 우쭐거리는데

아직은 그 속에서 점잔을 빼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ㅅㅈ

 

사촌이라고 불러왔을까

헤어요, 팝콘이요, 롯데시네마요

민족의 얼은 어데다 팽개친거냐

갈수록 오리무중

보면 볼수록 눈뜬 소경이네

 

그리도 유식해 보이려 하건만

코 큰 사람들도 도리머리

민족의 얼이 흔들리니

가슴 가슴마다에 피가 흐른다

세종대왕도 굽어본다

 

언어가 사라진다

전통문화가 소실된다

민족의 얼이 빠져 나간다

뿌리가 흔들리는데

나무가 어찌 바로 서 있으랴

 

쥐가 소금을 녹이 듯

순결은 점차 사라져 가고

달라져 가는 피부색

아, 가슴에 타오르는 불길로

얼어가는 민족의 얼을 녹여라

/리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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