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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2/12  한민족신문
우리가 왜 이런 논쟁에 앞장서는가?

요즘 세상이 좀 부산하다. 소위 한복 이슈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간만에 즐길거리가 하나 생겼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다. 

 

하도 요란하게 떠들어서 웬일인가 싶어 동계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다시 뒤져보았다. 처음에 스쳐지났던 것처럼 정말 별게 아니였다. 국기게양식에 176명의 각계각층의 대표인물과 중국 56개 민족이 등장하여 국기를 릴레이로 게양대까지 넘기는 것이였다. 중국의 큰 행사들에 의례 나타나는 화면이였다. 

 

물론 각 민족은 자기의 전통복장을 입고 나온 것은 당연했다. 조선족을 포함하여 모국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족, 몽골족, 타지크족, 카자흐족, 우즈베크족 할 것 없이 모두 전통민족복장으로 단장한 건 두말할 것도 없다. 

 

묘하게도 한국(조선)을 내놓고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다른 민족의 모국 정상들은 모두 이 기회를 빌어 중국을 방문한 것이다. 그렇다고 푸틴이 왜 러시아 복장을 훔쳤냐며 화를 내고 행사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뉴스는 보이지 않는다. 몽골도 카자흐도 타지크도 우즈베키도 온나라가 난시났다는 소리는 귓구멍이 좁아서인지 여직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소위 문화공정이오 하는 건 난세스가 틀림없다. 아니면 성깔 사나운 '전투민족의 두령' 푸틴 동지부터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은 그저 쉽지 않게 차려진 이 기회에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라는 걸 전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뿐이고, 이 민족들이 화목하게 손잡고 국가 건설과 발전에 주력한다는 것을 홍보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그런데 그걸 피해의식으로 이슈화한 건 한국이다. 아니, 한국의 정치인들이다. 그리고 각 정치세력에 기생하여 국민 선동질로 하마처럼 먹고 사는 언론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나를 더욱 당황하게 한 것은 일부 조선족들의 과민성적인 반응이다. 한두번 당했던 것도 아니고 저쪽 정치인들과 언론은 그 재미에 사는데 더우기 대선을 앞두고 그래야만이 표 하나라도 더 받을 수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철부지 얼라들처럼 팔딱팔딱 튀면서 우린 옛날부터 그런 옷 입었소, 그럼 소캐바지 입고 나가라오 그렇게 바리바리 악쓰는 건 아이큐가 제로라는 증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떤 분들은 유치찬란하게 누구나 다 아는 케케묵은 역사를 자기 혼자만 아는 것처럼 대서특필하면서 갖은 개그를 다 부리고 있다. 그것도 몇십년 전 중학교들에서 논설문을 배워주면서 형성된 문장격식으로 첫째∙둘째∙셋째, 옛날∙현재∙미래, 우선∙다음∙그다음 하면서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 제정신을 다 잃는다. 세월이 흘렀으면, 그리고 그만큼 살았으면 변화란 걸 알아야지. 

 

물론 말은 맞는 말들이다. 그리고 우린 앞으로도 한복을 입고 당당하게 세계 각지를 활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왜 이런 허접한 논쟁에 앞장서야 하는가 말이다. 그것도 모두가 일매지게 팔고문처럼 쓰면서. 그 정도로 절박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달마다 녹을 공짜로 타먹으니 속이 켕키던가?

 

그러나 정치인이 아닌 일반 백성은 아무런 실체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이런 쟁론이 별로 달갑지 않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오늘 시점에 왜 이런 아마츄어 자리에 끌려나와 스트레스 받으면서 시달려야 하는가? 

 

하릴없이 인터넷에서 반한감정을 부추기는 인간치고 잘된 사람 몇을 보지 못했다. 내 아는 사람 중에도 그런 분들 적지 있다. 정인군자인체 위선을 떨어도 짬만 나면 나라녹으로 주지육림 속에 기여들어가 강자에겐 비굴하게 약하고 약자는 잔인할 정도로 짓밟는 모습이였다. 거의 백프로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마 한국에서 반중 반조선족 정서를 부채질하는 인간들도 거기서 거기일 것이고, 오십보 백보일 것이고, 그 나물에 그 밥일 것이다.  

 

자기 일신은 먹고 살 걱정이 없으니 괜찮겠지 싶겠지만 그게 고스란히 자신 주변으로 부메랑처럼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올해는 중한 수교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간 중국과 한국은 산과 물이 맞닿은 선린우호국가로서 서로에 많은 혜택을 주면서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다. 

 

특히 조선족들에게 한국은 더이상 감사할 수 없는 존재이다. 코리안드림이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조선족들은 한국에 의지해서 많은 부를 축적했고 또 한단계 업된 삶을 영위해가고 있다는 것을 누가 감히 부인할 수 있는가? 

 

재한 조선족 인구 80만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총인구의 80%가 한국에 가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고 또는 한국 관련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일 것이다. 동창모임이나 친척행사 또는 향우회를 한국에서 하면 중국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모인다는 말 거짓말 아니란 것도 다 알 것이다. 어느 집에 한국에 가족성원이 한둘이 없을까 싶다. 

 

그러니까 조선족의 반한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실체가 없다. 소위 주류 언론이 그럴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리고 도대체 중국에 조선족 주류 언론이란게 있기나 한 건가. 

 

나는 <기생충>, <오징어게임>에도 환장을 하고, 한국 아이돌들의 활약에 자부감을 같이 가지게 되며, 윤여정 여사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을 때는 사랑에 빠진 사나이처럼 가슴도 뛰었다. 지어 저 피박 터지는 한국 정치전쟁판도 이젠 슬슬 구미가 동하고 즐겨진다. 한복소리는 저들의 정쟁에 필요한 수단이겠지 싶어 그저 한대 박아주고 싶은 충동도 들지만 그래도 귓등으로 넘길만 하다. 나만 그런가?

 

가령 중국의 고용창출과 지디피에 한몫 단단히 하는 한국기업들이 몽땅 철수한다면, 또 단교가 되어 재한조선족이 몽땅 쫓겨와야 한다면, 그래서 수천억 달러를 헤아리는 두 나라 무역거래가 하루한시에 단절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솔직히 중국에는 절대적인 영향은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족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반반한 기업 몇개 없는 조선족 수부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 더불어 현재 대도시 거리 바닥을 휩쓰는 조선족 사장회장들이 대개 농민으로 회귀하고 쉽지 않게 골프채를 잡은 손에 다시 호미자루 낫자루를 들지 말란 보장이 없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다. 같은 민족이라는 표상을 떠나서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도 이런 모순 조장에 앞장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중한 간의 친선과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할 의무가 있다. 양지있는 인테리이고 엘리트라면 이런 시비에 숟가락을 얹지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되는 일을 찾아해야 할 것이다. 그게 두 나라에 득되고 우리에 도움되는 길이다.  

/장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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