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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12/21  정명선
사랑이 깃든 밥상

나에게는 9년 전에 한 동생이 보내준 자그마한 밥상과 녹이 쓴 밥솥이 있다. 아들 며느리가 버리라는 것도 마다하고 밥상은 쓰고 있는데 밥솥은 작은 거라 이제는 사용할 수 없어 상자 안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다.

 

2010년 11월에 나는 한국어 능력 시험을 보고 추첨에 당첨되어 그토록 오고 싶던 한국 땅에 발을 들여 놓았다.

 

처음 한국에 와서 답십리 동생네 집에 주숙했다. 제부하고 출입국사무소에 등록증 수속을 하고 3일간 교육을 받은 후 고향 후배가 일하는 명동 찜닭집에 가서 3일 실습하고 점장님 면접에 합격되어 찜닭집 주방에서 설거지 일을 하게 되었다. 월급은 130만원으로 시작하여 달마다 5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동생집에 15일 정도 있다가 아들이 동생네 집 부근에 20만짜리 월세집 얻어주고 주방에 필요한 가정용품을 사주었다. 비록 월세집이지만 내 집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했고 기분이 좋았다.

 

명동 찜닭집에서 나와 함께 일하는 고향 후배는 주방장에 요리사였고 나는 주방 보조로 일했다.

 

주방장이 휴무일 때면 일당을 쓰는데 일당으로 오는 사람이 중국 교포구 찜닭 요리를 잘하는 젊은 언니였는데 나하고 성격이 비슷해서 우리는 언니 동생하면서 인차 친해져서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이말저말 한담중 내가 밥상이며 전기밥가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자기 집에 있는 자그마한 밥상하고 밥솥을 출근길에 무겁게 들고 와서 나의 품에 안겨 주었다. 밥상과 전기밥가마를 받아 드는 순간 나는 눈물이 핑 돌면서 고맙다고 말하다가 끝내는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이국땅에서 힘들게 일하면서 이렇게 도움을 받고 보니 감동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부터 나는 그 밥상으로 수많은 찾아오는 친구들을 초대했다. 나는 그 밥상을 나의 보물과 다름없이 여겼다. 지금 밥상은 세월 속에서 많이 낡았다. 하지만 내 마음의 밥상은 영원히 낡지 않을 것이다.

 

그 동생의 따스한 마음과 사랑이 깃든 정든 밥상, 오늘도 그 밥상을 어루만져본다.

/박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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