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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9/13  정명선
이사하던 날

2021년 6월 5일은 저희가족이 화룡시가지에 있는 새집으로 이사하는 날입니다.

 

이사하기 전날부터 저는 이사준비 하느라 바삐 돌아쳤습니다. 끝마치고 자리에 누우니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마냥 눈앞을 스치며 지나가고 눈물이 줄 끊어진 구술마냥 흘러내려 잠들 수 없었습니다.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고생이란 고생을 다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으니 말입니다.

 

저는 친구의 소개로 남편과 만나게 되었고 1977년 1월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시집을 와보니 가난하기로 짝이 없었습니다. 달랑 이불 한 채에 수저 몇 개 뿐 이었습니다. 그것도 열사유가족이라 촌에서 이불 한 채와 사발등을 사다 주어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결혼식을 하고나니 현실은 더욱 막막했습니다. 겨울에 볏짚으로 아궁이에 불을 때니 집이 추워서 입김이 몰몰 피어오르고 대문에 담요를 쳐 찬바람을 막았습니다. 대낮에도 이불을 덮고 또 식사할 때도 털모자를 쓰고 발가락에도 털장잡을 끼고 밥을 먹었습니다.

 

결혼식을 치른 후 친정아버지와 오빠들이 저의 집을 보러 오셨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목격한 아버지는 목이 메여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삼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잘살겠노라고 아버지와 오빠들을 겨우 설복시켜 친정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저의 남편은 그때 농기구공장으로 출근하였고 저는 가사를 도맡아하며 두 아이를 키웠습니다. 한편으로 농사일하며 채소도 시장에 내다 팔아 살림에 보탬을 하였습니다. 친척집 군일에 돈주머니 작으니 부엌에서 수걱수걱 일만해서 몽당치마로 불렸습니다. 멋 부리기 좋아하는 저는 남들이 입던 옷을 깨끗이 빨아 입군 하였습니다.

 

1985년 새 초가집을 짓고 이사 가게 되였고 연변인민방송국과 연변일보에 수십 편의 글을 발표하면서 삶을 살아가는데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또 촌에서 부녀주임사업을 하면서 여러 차례 모범부녀주임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촌에서 이렇게 16년 동안 부녀주임 직을 맡고 있다가 2009도에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하여 부녀주임 직을 후배에게 맡기고 2010년 10월에 한국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친구의 소개로 식당일을 하다가간병일 교육을 받고 요양원에서 간병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간병일이란 실상은 철창 없는 감옥살이와 같아서 이런저런 서러움을 견뎌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간병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씹어 삼키며 울었는지 모릅니다. 아프면 약을 먹으며 이를 악물고 악착스레 일했고 울음소라가 들릴까봐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울었습니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7년 동안이나 간병일을 해왔습니다. 지금 와서 말이지만 내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지금 손에 여유가 있으니 화룡시내에 아파트 한 채 사 놓고 장식도  잘 해놓고 온갖 기물도 새로 장만해놓았습니다. 또 큰아들은 대학에 보냈고 아들부부는 지금 일본에서 사업하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내외는 한국에서 취업하여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세월은 유수처럼 빨리도 흘러갔네요. 그 옛날 몽당치마로 불리던 째지게 가난하여 남의 눈치만 살피던 저에게 오늘날 이런 복이 차례질 줄이야 누가 알기나 했겠어요.

 

새 집에서 저와 남편은 지난날의 고달팠던 일들을 추억하면서 행복한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오순도순 살렵니다. 만년을 자식들과 손군들의 축복을 한껏 받으며 웃음 꽃 활짝 피우며 행복하게 살렵니다.

/박금옥

                                                                 2021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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