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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1/27  김향란
고목나무가 불러일으킨 사색

 

오늘 아침 공원을 산책하다가 문득 한그루의 고목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의 모습이 하도 처량하게 느껴져 나는 그만 그 자리에 멈춰선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오랜 력사를 지니고 있는 이 공원은 수많은 이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터였을 뿐만아니라 어른들이 여유롭게 휴식할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던 것이다. 명절때면 풍악소리와 북장단에 어깨춤이 절로 나오고 화려한 복장으로 단장한 아름다운 춤은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곳에 오면 환희가 넘치는 얼굴들을 볼수 있었고 흥겨운 노래가락이 울려퍼져 고민도 잠시뒤로 할수 있었다. 더우기 서늘한 나무아래에서 심호흡을 하노라면 가슴이 탁 트이며 생각이 정리되군 했다. 파란 잔디밭도 정연하게 조성되여 푸른 비단을 펼친듯 하고 여러가지 꽃들로 장식된 정원의 화려함은 남녀로소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울창한 소나무숲 속에는 최근들어 이름도 모르는 새들이 찾아와 그야말로 생태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쾌적한 환경을 접할 때마다 발전하는 시대를 목격하게 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오랜 세월 모진풍파를 이겨내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던 나무들을 떠올리게 되였다. 세월의 흐름 속에 이미 고목이 되였으나 름름했던 옛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한때 이 나무는 계절에 따른 푸르름을 자랑하며 무성한 숲을 이루는데 일조했었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행인들에게 좋은 휴식터가 되여주었다.

 

그리고 련인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보금자리가 되여주었고 하늘 높이 날아예는 새들 한테도 잠간 머물수 있는 쉼터가 되여주었다. 고목으로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을 보노라니 나는 저도모르게 사람의 인생이 련상되였다. 자연을 통해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 역시 어느덧 로년에 들어섰다. 매 단계마다 조금씩 발전하고 성장해 왔음에도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굳건하게 달려온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고목이 된 나무를 보면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마음이 짠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결코 평탄치 않았던 우리 인생의 수많은 사연들이 그리움과 상실감으로 뒤섞이며 련상되였기 때문이다.

 

한번은 친구와 산책하다가 자그마한 언덕우에 커다란 두 그루의 나무가 서로 마주하여 서있는 것을 보았다. 얼핏 보아도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것 같았다. 그중 한 그루는 여전히 푸르름을 자랑했고 다른 한 그루 는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까지 메마른 상태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그모습에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고목나무를 볼때마다 나는 진지한 사색에 잠기군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길을 묵묵히 돌아보며 잊고 살았던 무엇인가를 발견하기도 한다. 나무의 삶으로부터 사람의 인생을 련상하며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을 꿈꾸게된다. 또한 자연으로부터 얻는 삶의 지혜에 탄복하기도 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서있는 고목나무가 안스러우면서도 존경스럽게 여겨진다. 

 

그 모습에서 내면의 아름다운 참모습을 지켜볼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김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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