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옆의 가로수란 이름 그대로 우리가 지나 다니는 길 옆에 심어놓은 환경을 지키고 사람들에게 그늘을 지워주는 나무이다. 그런데 요즘 나는 이 가로수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다.
우선 가로수라면 많은 행인과 온갖 차량을 접견해야 하는 "초병"으로 인물도 좋아야 하고 언제나 몸 단장도 항상 정교하게 꾸며져야 한다.
산속의 나무처럼 자유자재로 제멋대로 자라거나 마음대로 뻗어나가는 "불법행위"가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눈치없이 공중위의 전선줄을 괴롭히거나 스쳐 자라도 안 되기에 일단 "교통위반"만 하면 가차없이 가지가 잘리게 된다.
때문에 가로수는 얼핏 보면 자유스럽게 보이지만 자유란 전혀 없고 마치 인형처럼 시키는대로만 커야지 함부로 자라서는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적당히 커야 하므로 마음대로 먹고 싶은 물과 음식도 과음할 수 없이 공제할 줄 알아야 한다. 생각같아서는 마음대로 뻗어 크게 자라서 길가는 행인들에 시원한 그늘이 되여주고 싶지만 주권자의 의향도 모르고 함부로 덤벼치다간 옳은 일이라 할지라도 종당에 참새 방아간 지나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세상 살아간다는게 어디 순풍에 돛단 듯 생각대로 막 나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구나! 때론 느닷없이 잘린다고 불만이 있어도 안 되는지라 거역하다가는 송두리채 몽창 잘리울수 있고 밥통마저 빼앗길 수 있나니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를 내지 말고 쥐죽은 듯 조용히 참아야 한다.
이것이 가로수의 운명인바 보기엔 신사같이 대통로를 지켜선 멋진 초병같이, 미남같아 보이지만 숨어 있는 내막은 그게 아니고 뒤엔 무시무시한 참상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하긴 대통령도 감방에 처넣는 판국에 상전의 의도를 거역하거나 노선을 비틀고 나가면 죄가 되니까 그땐 가로수처럼 가차없이 자르는 현실이 바로 지금의 세상이다.
세상이란 이같이 자연의 흐름과 같이 잔인한 것인데 하물며 인간의 삶이야 더 말할나위 있을까? 큰 집이든 작은 집이든 어떤 상황에서 커야 하고 어던 상화에서 뭐춰야 하는지는 그 시대의 환경에 따라 정해야지 무조건 내 의향대로 행인이나 전선줄, 신호등에 도전하거나 가로수의 의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가로수이니깐. 자기의 의무를 다 하지 않는 가로수는 언제든 에누리없이 팔과 다리를 잘리는 봉변을 당할 것이다.
/김지견.
http://www.hmzxinwen.com/news/2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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