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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7/22  정명선
출근길

아침 출근길, 대문을 나서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흘끔 쳐다본다.

 

“아침 출근복을 자신있게 차려입었더니 아마도... 역시...”하면서 즐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흘끔흘끔 쳐다보는 눈치가 다르다.

 

뭐지? 하는 순간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에 닿는다. 아차, 이를 어쩌나? 마스크를 깜빡하고 착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순간 자신감 넘치던 발걸음 멈칫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계단을 올라가서 마스크를 가져와야 하나? 이 불편한 무릎으로? 그런데 게으름이 먼저 손을 든다.

 

“그래 실내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걸어서 출근인데 뭐 어때? 야외에선 괜찮아. 비도 내리는데 우산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면 되지...”

 

회사는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 출근길에 행인이 많지 않아 거리유지도 가능하고 또 정부에서 야외에서의 마스크착용은 의무화에서 배제했으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 날 건 아니다. 그런데 무슨 큰 죄를 지은 듯 한 이 기분은 뭘까.

 

나는 잰걸음을 하는 버릇이 있어 누군가와 함께 걸으면 좀 천천히 걷자고 한마디씩 한다. 무더운 여름에 마스크와 함께 30분씩 잰걸음 하다보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숨이 컥 막혀올 때가 많다. 그때면 주위를 한번 살펴보고 행인이 없다 싶으면 마스크 살짝 내리고 걷는다. 그러다가도 행인이 보이면 제꺽 마스크를 올린다. 그런데 오늘 내가 노 마스크라니.

 

마스크는 서서히 일상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거추장스럽고, 숨 막히고, 답답하고, 소통의 걸림돌이 됨에도. 그렇다고 마스크가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통계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기질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갑자기 로신이 아큐정전에서 깨우쳐준 ‘아큐정신’이 생각난다. 변증법적 이론인가? 나쁜 점이 있으면 좋은 점도 있다. 그래, 마스크가 감기도, 기침도, 추위도 막아줬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받자. 아니 자외선도 차단해주고 화장품 소비도 줄여준다고. 그래서 조금은 불편해도 마스크와 함께 한다고.

 

코로나가 한풀 꺾이면서 야외에서의 마스크착용은 의무화가 아니라고 정부에서 발표했음에도 행인들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극히 적다. 이 무더위 속에서도. 나도 마찬가지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고 노마스크인 사람들을 보면 한번 씩 곁눈질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고집하는 것은 아마도 코로나로부터 나를 지키고 다른 사람을 지키는 아름다운 마음에서라고 믿어본다.

 

오늘 출근길은 촉촉이 내리는 비와 함께, 우산으로 살짝 가리긴 했지만 노마스크로 많은 눈총과 함께 한 조금은 불편한 출근길이다.

/정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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