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에는 뜬금없이 국제 전화(001-8520-0999999)로 전화가 옵니다.
여자 목소리의 기계음으로 저번 주 월요일에 제 이름으로 농협 카드 발급 받은 것이 우편 수령되지 않아 우체국에 홀딩이 되어있다면서요.
2. 바로 두 번 째 전화가 옵니다(02-6013-5909)
왜 국제 전화로 농협카드가 홀딩 되었다고 전화가 왔는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이때 카드 신청한 적 없다고 하면 요즘 새롭게 극성을 부리는 사기 전화가 많으니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바로 경찰에 연결해 주겠다고 합니다. 2~3분 후 전화가 갈테니 신고 후 상담 받으라고요.
3. 세 번 째 전화가 옵니다. (02-6013-5909).
두 번 째 전화 건 사람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전 경찰 조사원인 줄 알았습니다.
이때의 전화번호는 나중에 확인해보니 두 번 째 번호와 같더군요(02-6013-5909).
뭐라 뭐라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질문 내용은 최근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잃어버린 적이 있느냐, 개인 증명서류를 떼서 제출한 적 있느냐, 나이가 몇 살이냐, 직업이 뭐냐, 전화기가 핸드폰이냐, 스마트폰이냐, 사용하고 있는 카드는 무엇이냐, 금감원을 운운하며 보안코드를 발급 받아야한다 등등.
그리고 은행잔고를 물어봅니다.
은행잔고를 신고 란에 기입해야 피해 시 은행잔고만큼 보상을 해준다면서요.
그러면서 전화를 끊지 않은 그대로(아마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전화번호가 같은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가까운 은행이나 ATM 기계 앞으로 가라고합니다. 지금부터는 전화통화 녹음된다면서. 사실 전 그때 혼미해진 정신 상태로 은행잔고 확인하러 가고 있었습니다.
ATM기계로 갈까 하다가 은행 직원 분을 바꿔드리려고 했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은행에서 나오라는 겁니다. 가장 믿지 못하는 사람 중 하나가 은행직원이라면서, 말하면 증거자료 다 지울 거라면서요.
그 길로 전화기를 끊지 않고 ATM기계가 아닌 가까운 경찰청 민원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경찰 아저씨께 전화기를 넘겼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기 밖으로 경찰관 아저씨한테 욕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제가 다시 전화기를 넘겨받아 아저씨 저한테 지금 사기 치시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내가 너한테 계좌이체를 시켰냐, 비밀번호를 물어봤냐며 되려 큰소리를 치더라구요.
하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만약 제가 그때 ATM에서 잔금 확인을 했다면 그쪽에서 제 계좌번호, 비밀번호 다 알 수 있었대요. 저 오늘 완전히 새 될 뻔 했습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이 사람 경찰 아저씨랑 통화 할 때 이민호(?) 경감이란 분 이름 대며 또 거짓말 하더랍니다. 아주 유명하다는데요.
말투도 전 그냥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인 줄 알았는데 중국 억양이라고 하시더라구요.
혹시 목돈으로 예금 해 놓으신 것 들은 지급정지(지급정지는 본인이 은행에 직접 가야만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해 놓으시고요, 카드관리나 개인정보도 조심하세요.
이 글을 보고 위로와 충고의 전언부터 소설 쓰냐, 자랑이냐, 바보구나, 오동나무 관 선물한다 등등의 말씀이 있는데 사실 저도 당하고보니 제 스스로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글 올리는 것도 창피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을 알리는 이유는 어제 인터넷으로 보이스 피싱사기 건에 대해 조사해 보면서 정말 남의 일 같지 않아서입니다.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하늘이 노래질 상황입니다. 부디 저 같은 사람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단추누나 (다음에서)
http://www.hmzxinwen.com/news/8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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