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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3/06  한민족신문
일이 사랑이다.

나는 60여일 집에서 빈둥빈둥 보내다가 어제서야 현장 일에 나섰다.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니 식탁위에 여느 때보다 반찬 가지 수가 많아졌고 술병과 맥주병도 놓여 있었다.

 

《여보세요. 채소가 식기 전에 식사하고 샤워하세요.》 아내는 상냥하게 말하는 것이였다.

《알겠소》

 

나는 화장실에서 대충 얼굴을 씻고는 식탁에 앉았다.

 

《여보세요, 소주보다 시원하게 맥주를 먼저 드세요.》

 

아내는 맥주병 마개를 따고 유리 맥주잔에 거품이 막 넘치도록 맥주를 붓는 것이였다.

나는 아내의 행동에 깜짝 놀라 밥먹는 손자에게 《지현아, 오늘 아침 해가 서쪽에서 떴지?》

 

나는 일부로 아내가 들으라고 밥 먹는 손자와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 취하였다. 해가 동쪽에서 뜨는데요,》

 

《호호, ㅎㅎ, 해해》 식구들이 저가락을 들고 제각기 웃는다. 나의 조상들은 술을 좋아하여 나도 유전을 받아 저녁마다 술 마시는 습관이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술자리를 즐기며 지냈다. 하루에도 2차 3차 술 먹고 다음 날 해장하고...

 

나는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술잔을 비우면 아내는 술잔에 맥주를 부지런히 붓는 것이였다.

 

《여보, 맥주를 마시지 않겠소. 배가 불러 밥을 먹지 못하겠소.》 《그럼 ,소주를 드세요》

 

아내는 소주를 또 술잔에 붓는 것이였다. 아내는 술을 멀리하다 보니 44년을 살아오면서 함께 술 한잔 나누지 못하였다. 또는 나에게 술을 붓는 일이 전혀 없었다. 나는 친구들 부부간이 하루노동을 끝내고 식탁에 앉아 술잔을 부딪치며 권커니 작거니 짜, 짜, 짜 속심말을 털어놓으면서 하루피곤을 푸는 것이 부러웠다.

 

《여보세요, 한잔 더 마시세요.》

 

《아니, 됐소. 여보, 오늘 저녁 잘못된 것 같네. 내일 병원에 가보오.》 《호호...호호》

아내의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여 나갔다.

 

나는 빈속에 아내가 부어주는 술을 마시고나니 취기가 올라 대충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옛날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일하기가 싫어 이 핑계, 저 핑게 대면서 생산노동에 나서지 않았다. 아버지는 밥상에 앉으면 《밥이 일이고 일이 사랑이다.》고 하면서 밥상머리 교육을 하였다.

20년 전 외국 바람이 불자 나의 동네는 《건달》이 늘어났다. 논밭을 한족에. 맡기고 여름엔 낚시질 겨울에는 도박을 하면서 일을 하지 않고 아내들이 외국에서 힘들게 벌어온 돈을 쓰면서 번개 치고 우레 울고 소나기 내리기를 기다리였다.

 

이 《건달》들은 운이 좋아 한국이란 나라에서 한화를 2-3년 열심히 벌어 《지주》가 되자 일단 일에 맥을 놓았다.《고양이가 반찬 맛을 알면 도적질을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한다.》 속담 말처럼 그들은 노름판에 끼여 들어 마작, 포카, 카지노 등 노름만 하면서 완전히 도박에 인이 박혀 미친 사람이 되어 피 땀으로 벌은 돈을 탕진하고 《백수건달》이 되어 집도 없고 땅도 없는 그저 남은 것은 두 주먹 날마다 고시원에서 손가락을 빨아야 하는 《빈농》이 됨 셈이다.

 

사람은 무엇보다 삶을 배울 때 일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도리를 알아야 한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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