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막바지에 이르지만 재한중국동포들은 자신들에 대한 공약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하여 큰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재 재한 중국동포들의 수는 50만 명, 이중 국적취득자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10만 명 넘는 유권자들을 가진 재한 중국동포이지만 정작 각 정당과 후보의 정책공약을 보면 아직 재한중국동포(국적취득자 포함)들에 대한 관련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왜서 일까?
그 궁금증은 재한중국동포들이 너무나도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이다. 한중수교 20년, 이 사이 재한 중국동포들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의 불법체류상태에서 합법적인 신분으로 생활하면서 한국의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 한중양국의 문화교류, 경제교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참으로 이들은 한중 양국을 잇는 “외교관”이기에 손색이 없다. 이들이 잘 뭉치고 각 정당이나 지자체,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교육하고 지도하면서 이끌어준다면 앞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다면 왜 이들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공약마저 나오지 못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재한중국동포들의 힘이 약한 것이다. 요즘 새 누리당과 민주당의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공약을 보면 재외동포들에 대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재외국민정책이라고 하는데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보다는 직접적인 선거권을 가진 재외국민들의 마음을 사는게 시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비교적 진보적인 민주당이나 보수적인 새 누리당의 공약을 비교해 봐도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 비슷한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두 당의 공약에는 모두 65세 이상 외국 국적자에게 한국국적을 다시 부여하는 현행 복수국적허용제도를 55세로 낮춰야 한다는 소위 복수국적 허용 나이제한 완화 정책이 있다. 연령기준이 있기 때문에 특수계층에 해당되지만 전체 재외동포 사회에 적용하기 힘든 지역적인 한계를 지닌 대표적인 정책공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사실 나이를 기준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또 복수국적 허용은 일본이나 중국을 제외한 미국 거주 일부 시민권 소지 한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안일 뿐이다. 일본이나 중국 등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는 복수국적이라는 단어마저도 생소할 뿐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사항이다. 또 재외국민증 발급에 대한 제안도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이것도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미지수이다. 재외국민증 발급은 필자도 찬성하지만 재외국민증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사항이다.
이외 한글학교지원에 대한 공약들이 육속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한글을 보급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는 당연히 찬성해야겠지만 그 형식에 대해서는 지역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가 문제이다. 중국은 소수민족정책을 펼치면서 우리의 한민족동포들에게 한글문화를 사용하게 하는 통큰 정책이 있다. 하기에 중국에 거주하는 200만 동포들은 어려서부터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한글을 배웠다. 당시 중국동포들이 집거하는 지역에는 모두 한글학교들이 있었다. 하지만 개혁개방 후 동포들이 연해지역으로, 대도시로 진출하면서 인구유동이 심하고 또 한중수교 후 모국인 한국에 입국하면서 재중동포의 수는 급격한 감소를 초래하여 많은 학교들이 폐쇄되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는 사회적인 현실로서 우리민족문화의 보급과 발전에 아픈 상처를 남기는 자연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다면 이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현재 정부나 해외동포들이 요구하는 한글학교지원에 있어서 우리는 최대한 비용을 감소하면서도 한글의 보급과 발전을 위하여 기여해야 한다. 즉 중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미 폐쇄되었거나 폐쇄위기를 맞는 학교들을 잘 활용하면서 중국 현지의 한글학교를 살리고 재중한인학생들이 한글을 배우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정부에서도 한글학교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현지의 동포들은 더욱 환영할 것이다. 또 정부에서도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일조이석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말로만 한글을 보급하고 발전시킨다고 하지 말고 실질적인 한글문화에 대한 애착과 보급을 위하여 힘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 내에서는 “외래어에 대한 ‘숭배’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한글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재한 중국동포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심히 배워온 한글을 정작 한국에서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십년간 중국에서 (국적기준으로는 외국인임)배우고 사용해온 자신의 이름마저도 한글로 사용하지 못하는 설음에 너무나도 비통해 하고 원통해 하고 있다. 진정으로 한글을 사랑하고 한글을 관심한다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한글을 보급하는데 앞장서온 중국동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지는 못할망정 자신의 이름마저도 외래어 형식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서글프다. 말로는 한글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재외한글학교운영에 거액의 자금을 요구하지만 중국 현지의 한글학교에는 관심도 없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를 활성화한다면 더욱 큰 업적을 남길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이외에도 재외국민보호법, 재외언론지원법 등 여러 공약들이 있지만 재한동포지원정책이라는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재한중국동포들이 50만 명에 이르고 또 이중에는 유권자들도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왜 재한동포지원정책 공약이 나오지 못하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아직까지도 재한동포(국적취득자 포함)들에 정부나 정당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한곳이 모여 살게 한다는 전제로 가정하면 이는 한 개의 도시라고 봐도 되는 상황이다. 만약 이들이 한 개 도시를 형성한다면 이중에는 시장과 시의원들까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일으킬 수 있는 재한동포들이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책 또는 공약마저 없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판단이다. 특히 각 정당에서 제일 관심을 가지는 선거에서 그 검증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 정책마저 내놓지 않는 정당, 후보에게 표를 주려고 하는 재한중국동포유권자는 없을 것이다. 각 정당이나 후보 진영에서 심사숙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또 재한중국동포들도 자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재한중국동포들이 한 덩어리로 똘똘 뭉쳐 한국정부나 각 정당에 제대로 된 정책적인 제안을 했더라면 이같이 소외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기에 이번만이라도 재한중국동포들은 서로 뭉치고 협력하면서 재한중국동포지원에 대한 정책적인 제안을 해야 하며 이에 앞서 재한중국동포단체나 언론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분위기 조성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보장받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그 노력이 보여 진다면 결과는 따라 오게 될 것이다.
/전길운 기자 xinwen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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