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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9/06  한민족신문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여정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중이다. 아직은 늦여름이라고 해야겠지만, 조석(朝夕)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봐선 아마도 가을이 곧 도착할 것 같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다. 조석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긴팔, 긴 바지로 바뀌어 간다. 내 느낌으로도 하늘색이 더 짙어졌고 더 높아진 것 같다.

 

요즘 운 좋게 출퇴근하는 간병을 한다​. 오전 9시부터이지만 아침마다 일찍 산책삼아 길을 에돌아 지하철을 이용한다. 계절마다 피는 꽃의 이름과 모양새가 변화하는 모습을 청계천 산책길에서 보면서 출근하니 자연과 하나가 된듯 기분이 좋다. 7시 퇴근길에는 가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더 이상 팔뚝이 끈적거리지 않고 공기는 시원하다.

 

​24시간 직장에만 갇혀있다 싶이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쓸데없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계절의 변화와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면 건강과 삶의 질이 향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난 달 극심한 복통에 시달렸다. 눈앞이 캄캄하고 이젠 내 몸에 진짜 몹쓸 병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득했다. 그러다가 다시 몸이 좀 괜찮아지니까, 일상이 참으로 예쁘고 귀하게 보인다. 소중한 하루하루를 허송하지 말아야 겠다고 절실한 마음을 다진다.

 

누군가 삶의 모든 순간이 기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일상이 무너졌을 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고 끝이 오기나 할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일하며 견디는 동안 삶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혹시라도 잊을까 싶어 글을 쓰면서 코로나 때의 고통과 아픔을 들먹인다. 힐링하면서 일하는 오늘이 더 없이 행복하다.

 

가을이라서 가을인 줄 아는 게 아니라, 내 눈과 귀와 피부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이 시간이 얼마나 길고 풍성할지 관심 가지고 지켜보려 한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보면서도 살아 있는 것이 축복임을 느낄 수 있도록 내 주변 모든 것들에 관심 가지며 살아가야겠다.

 

현재는 소중하고 오늘은 행복하며 가을은 아름답다. 울긋불긋한 10월을 기다리면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소중한 9월에 행복하길 소망한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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