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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10/15  한민족신문
한때는 유명한 씨름 장사였는데

모아산 아래 해란강이 흘러가는 세전 벌에는 연변에서 유명하고도 손꼽힐 정도로 규모가 큰 향진 마을이 있다. 

 

거기에는 나의 외가 친척집 형님이 살고 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에는 수학 공부를 너무 잘하여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잘 풀어서 수학 척척박사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그런데 부모가 허약하고 가족 식구가 7명으로써 너무 가난하여 큰 아들인 그는 중학교를 채 졸업하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하였다.

 

사회에 나와서 신체가 특별히 건장하였기에 힘든 일도 아주 잘 하였으며 거기에 운동 소질이 뛰어나 9.3 명절의 진에서 체육대회를 할 때마다 수차례 씨름1등으로 대상을 푸짐하게 많이 타서 유명세를 탔다.

 

그리하여 당연히 인기가 대단하여 많은 사람들이 씨름 장사에게 색시를 소개한다고 문턱이 닳도록 찾아 드나들었다. 하긴 인물 체격과 마음씨 좋은 건장한 사내대장부다운 기질이 철철 넘치니 딸 있는 집에서는 엄지를 추켜들며 사위를 삼으려고 하였다. 그러던 중 인물은 수수하지만 체격 좋고 선량하여 보이고 맏며느리 감으로 될 만한 한 여자를 선택하여 결혼하였다. 금방 시집을 온 형수는 덩치는 크지만 말소리는 조용히 하는 스타일로 사뭇 다소곳하여 보였다.

 

또한 남편을 살뜰하게 잘 내조하여 알콩 달콩한 그들의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실로 그들 둘은 배필이 잘 맞게 아기자기한 가정을 이룬 듯 하였으며 그들의 신혼 생활을 동네에서는 부러워할 정도로 아주 선망하였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더니 그들은 어린애 둘을 가진 부모가 되었다.

 

형님은 한 가족의 가장으로써 또한 책임 있는 아버지가 되어 뒤 바라지를 잘 하려고 밤낮이 따로 없이 온몸을 다 바치며 고군분투하였다.

 

그의 투박한 손은 맨날 상처투성이였고 얼굴은 주름이 가득 생겼으나 개의치 않고 열심히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몰두하여 오직 가정에만 충실하였다.

 

그런데 형수는 애 둘을 가진 엄마 되더니 그 얌전하던 옛날 모습은 온데 간데 없어 지고 완전히 성격이 변하여 왈가닥거리며 남편을 이렇게 저렇게 시키더니 나중엔 점점 상관이 부하 직원을 다루듯 명령식으로 행동을 하면서 모든 것을 독단으로 좌우 지 하려한다.

 

옛날 어르신들이 늘 말씀하시기를 “여자는 애를 낳은 후에 보아야 그 진짜 진면모가 나타난다” 하던데 어쩌면 정말로 틀림없이 딱 맞는 말씀인 것 같다. 색시 때에는 아주 얌전하다가 애를 낳고 좀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랑이처럼 돌변한다. 그전의 색시 때의 모습은 어디론 가 증발하여 없어지고 완전히 상상할 수 없는 스타일의 막 돼 먹은 아줌마로 탈바꿈하였다.

 

어느 하루 내가 그 형님 집으로 놀러갔는데 형수는 습관적으로 “어이, 멍해 앉아만 있지 말고 저기 물건을 당장 빨리 이곳으로 옮겨오고 깨끗이 닦으라고”하는 것이었다.

 

말을 하는 게 참 건방지다 할까, 아니면 그냥 막 대한다 할까, 곁에서 듣는 사람이 기분이 썩 좋지 않게 거슬리게 들려온다. 그러자 형님은 내가 있고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냥 그 자리에 서서 말을 안 하고 입을 하 벌리고 만 있었다. 그러자 또 “아니, 뭘 하는가, 당장 하지 않고 눈만 깜빡이며 제비 새끼처럼 입을 짝짝 벌리면서 쯔쯔쯔”, 그러면서 계속 뭐라고 혼자 투덜거린다. 남편보고 너무 어처구니없는 막말을 하는 것을 나는 난생 처음 목격하였다.

 

이것은 이미 습관적이고 장기간 배여 져 있는 자동으로 막 튕겨 나오는 상습적인 막말인 것 같았다. 곁에 있는 누구를 의식할 것 없이 내뿜는 비례의적 폭언으로서 너무 황당하였다. 나는 보다가 너무도 어이없고 참을 수 없어서 “아니, 형수 너무하는 것 아니요, 곁에 사람이 있는데도 어떻게 남편과 철부지 애 대하듯이 너무 쉽게 그렇게 막말을 하오” 그러자 기가 죽어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참 동안 잠잠하고 있는다.

 

그 형님이 하도 마음씨 착하고 웬만하면 화내지 않는 스타일이니 깐 그렇지, 다른 성격의 남편 같으면 큰 난리의 대형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런 황당한 분위기속에서 나는 화가 치밀어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없기에 바로 빠이빠이 인사하고는 부랴부랴 그 자리를 떴다. 머리에 털이 돋아서 난생 처음으로 마누라가 남편한테 던지는 그런 막말을 목격하고 들어 본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현시대에 옛날의 남존여비 관념은 철저히 사라졌고 사회에서 여자들의 이미지가 높아지었으며 활발한 활동으로 말미암아 능력 있는 사람들의 참다움은 진짜 대단하다. 이것은 그전 세월과는 절대 비길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능력이 있건 없건 떠나 남녀가 가정을 이루어 함께 살면서 기본 수양은 갖추어야 하지 마누라가 남편을 깔보듯이 상식 외로 막 대하는 그런 행실에 진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네 사람들도 씨름장수인 그 형님과 감히 뭐라고 말을 못하며 눈치를 보는데 마누라가 남편을 막 대하는 그런 광경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나는 너무 깜짝 놀란 나머지 그 충격의 여파로 하여금 지금도 그때의 그 장면이 잊어지지를 않는다.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런 호혜적 사랑이라 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독단적인 가정은 얼마 못 가고 티격태격 하는 전쟁의 전운이 감돌다가 결국엔 가정이 파탄되고 만다. 그렇게 한때는 남들이 부러워하던 그 가정은 빛과 향이 모두 소실되고 파탄이라는 분위기로 갈기갈기 찢기어 가정이라는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

 

사람이란 자기가 열심히 잘 살려고 노력해도 배우자가 호응 협조치 않고 이질적인 성격 차이가 있으면 지탱하기 힘들다. 그리하여 자기가 직접 겪은 뼈아픈 현실 속에서 절망의 타락 울타리에 빠지게 되며 그 형님은 하도 속이 타서 그런지 그럭저럭 맨날 술을 거나하게 마시며 나날을 보내더니 건장하던 체격이 볼 모양없이 되다가 몇 년 후 저 세상으로 떠나 갔다.

 

그 일대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선망의 대상이었고 한때는 유명한 씨름 장사였는데 결말은 너무 비참하게 인생사를 마감하네요.

 

자고로 남녀가 어떤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불행이냐 행복이냐 모든 운명이 결정된다고 한다.

 

남녀가 운명처럼 만나 사랑을 시작하여 백년가약을 약속하고 가정을 이룬 후 자식 뒤 바라지하면서 서로 간에 존중하면서 사랑을 주고받으며 생활하여야 하지 일방적인 자기 입맛대로의 절대적 강요는 결국엔 행복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서로 서로가 큰 배려는 못할지 언정 논의 방식 없는 독단적인 지배로 하여금 마음의 감정을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결국엔 과연 그 가정이 어느 때까지 지탱이 될까요?

/남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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