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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3/24  한민족신문
떠나버린 물고기

옛날에 나는 그물, 투망, 낚시보다 반두로 강에서 고기를 잡아 왔기에 행베리, 버들치 등등 고기들의 습성을 조금 알게 되었다. 이따금 강물에서 반두로 고기잡이를 할 때면 큰 돌 아래에 왼손으로 반두를 벌려 대고 오른손으로는 큰 돌을 번지면서 동시에 제꺽 반두를 번쩍 쳐들면 반두안에 고기 대신 나무 잎이 누워 있을 때도 있다.

 

돌을 번질 때 고기들이 물살을 가르며 도망친다. 그러면 나는 도망치는 물고기를 쫓지 않는다. 물고기를 쫓다가 자칫하면 물속 여기저기에 날을 세우고 있는 심술꾸러기 칼 돌에 발을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망치는 물고기는 따라가서 잡으려고 할수록 더욱 빨리 도망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시 사랑했던 사람,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마음이 변하여 그 마음이 떠나고 있다면 그가 어떤 행동을 취하든지 뭐가 그리 급해서 갔던지 묻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 물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심장이 빨래라도 되는 것처럼 꽉 쥐여 짜지는 느낌이겠지만 열정의 소용돌이가 걷히고 나면 다시 차분한 감정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은 사랑의 섭리이다.

 

돌 밑에서 떠나버린 물고기를 시간을 두고 재 다시 돌 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식어버린 사랑에 집착하여 다시 구속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다시 뜨거워지지는 않는다.

 

물고기가 달아나거든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 더 멀고 더 깊고 더 넓은 강에서 헤치고 다니다가 어려운 고비를 다 겪으며 심하게 고생하다가 다시금 그대의 가슴으로 뜨겁게 되돌아올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대가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서 시간과 계절의 힘으로 그대가 떠나지 않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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