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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3/23  한민족신문
조상의 삶이 묻어나는 속담을 두고

선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속담"은 우리민족이 전통으로 예로부터 오랜 생활 속에서 다듬어 물려온 비물질 문화유산이다.

 

짤막한 속담 한마디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철학적인 진리는 수천수만 마디의 미사어구와 비할 바가 아니다.

 

속담은 한두 마디의 짧은 말로 깊은 뜻과 강한 느낌을 주며 듣는 사람이 이해가 쑥쑥 들게 하고 심통하게 비유하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예하면 생활습관에서 "세 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가족생활에서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 더 밉다." 남과 사이에서는 "물에 빠진 걸 건져주니 내보다리 내 놓으라 호통치네" 희망과 노력에 대해서는 "옥도 빗어야 보석이 된다" 자식 교육에서 "귀한자식 매 한번 더쳐라" 등등과 같이 주로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많고 고전이나 고사에서 추려 고유어로 나와 세상에 퍼진 명언들도 적지 않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이 우리주위를 찾아 왔을때 보석처럼 빛나는 그 말 한마디의 짧은 말과 글은 우리의 심금 속에 무게와 힘을 더해준다. 그것들은 비록 간단하지만 우리를 생동하게끔 정신을 일깨워주고 어려운 순간을 이길 수 있는 무궁한 힘을 길러주며 화끈한 판단력을 갖도록 도와준다.

 

뿐만 아니라 진리로서의 권위를 더한층 지니고 있으므로 수천마디의 긴 교설보다도 훨씬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설복하는 무기가 되고 가정이나 사회에서 남다른 비중 있는 교육이 되며 항상 마음속에 새겨둘 지식과 불멸의 격언이 된다. 그리하여 원만한 지식관과 인생관 그리고 사회관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

 

과연 우리 선조들의 입과 입을 통하여 수천 수백 년을 전해 내려온 유령같은 속담은 "그 한마디가 삶이 론점을 담고 있는 진리의 그릇이다."

 

요즘, 어느 한 아카데미 모임에서 있은 실례로 보자, 어떤 유명한 교수가 강의 하는데 "왜냐하면"하고 반시간, "예를 들어"하고 반시간, "다시 말하면" 하고 반시간, "끝으로" 하고 한 시간 근 세 시간 정도 신경을 쓰며 강의를 했으나 결국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척 지루한 감을 가지게 하고 답답했다. 강의가 끝난 뒤 모두가 무슨 무거운 시름거리를 벗어버린 듯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원해 했다.

 

나중에는 들은 강의는 나머지가 하나도 없었다. 언녕 물러갔으면 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끝마치는 박수소리에 놀라 깨여나 크게 하품을 한다.

 

그러나 다음번 선생이 강의하는 수준은 전혀 다르다. 구술도 좋지만 속담에다 구수한 사투리까지 잘 이용하며 웃으면서 처음부터 재미나게 약 한 시간가량 강의를 했지만 집중이 잘되고 베껴 기록하는 사람이 많고 말끝에는 기립박수를 보내준다. 그것은 오직 강의 예술이 좋고 내용마다 듣는 사람에게 꼭 알 맞는 마음의 소리를 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시 생각해 본다.

 

그 누가 아무리 박사, 교수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이 마음에 와 닿는 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그렇지 않고서는 한숨 쉬며 그늘 밑에서 귀찮은 한 마리 모기소리에 불과하다.

 

하기에 우리들의 한편의 문장과 말은 청취자나 독자들의 립장과 요구를 떠나서는 안 되며 거기에 속담, 비유, 유머, 구수한 사투리까지 잘 어울려서 이용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특점이 있다는 것이다.

 

노래는 박수가 많아야 하고 말은 눈 집중을 끌어야 하고 책은 독자가 많고 잘 팔려야 그게 바로 좋은 "알파벳"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네 글 쓰는 애호가 중에서도 좋은 글과 인기 있는 작품을 쓸 때 선인들의 삶이 고이 묻어나는 속담이 섞인 구수한 글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 상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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