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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11/11  한민족신문
가을을 즐기는 동심

완도 여행을 마치고 친구의 동심이 발동해 이천 공룡수목원에 힐링을 떠났다. 고희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이 웬 공룡놀이? 좀 부끄러워 꼬마들이 몰리기 전에 가느라 일찍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 안개가 너무 많아 지척이 겨우 보일 정도였다.

 

어쩌나 싶었는데 공원에 들어서니 풍경이 가관이었다. 안개 낀 숲속에 움직이는 공룡과 스피커에서 울려오는 공룡의 울음소리에 수천년 전 공룡시대에 온 듯 착각으로 몸이 오싹해졌다.

  

이른 시간이라 공원을 전세 맡은 듯 둘 만의 세계가 되여 이리저리 뛰여 다니면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공룡수목원이지만 우리는 공룡보다 절정에 이룬 숲의 단풍 구경에 신났다. 단풍나무는 조금만 건드려도 고운 단풍 비를 내렸다. 곱게 핀 열정이 부러웠다. 저 곱게 핀 단풍처럼 나의 노년의 삶도 아름다워지고 싶은데 욕심일까?

욕심이 아니기를 바라며 시원하게 힐링할 수 있는 공룡수목원에서 빨갛고 노랗게 핀 단풍에 푹 취했다. 나무를 발가벗겨 놓고 단풍잎들이 바닥으로 나란히 내려올 때 누워있는 낙엽 위에 나도 누웠다. 하늘과 나는 온전히 마주하고 있다. 행복한 마음이 벅차올랐다.

  

낙엽아! 하늘 아래 나무 가지가 너희들 고향이지? 내 고향은 연변이다. 너희 고향은 눈앞에 보이고 나의 고향은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단다. 너와 나, 너희는 보이는 고향에도 돌아갈 수 없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고향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떡하니 막아서서 귀향길 쉽지 않단다...

 

가을 단풍이 어느새 벌써 많이 떨어지고 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처럼 가을도 예쁠 때 실컷 만끽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동심으로 돌아가 은행나무 낙엽위에서 뒹굴기도 하고 낙엽을 하늘로 뿌리기도 하면서 즐겼다.

가을이 주는 행복을 누리며 친구와 나는 옛날 얘기에 흠뻑 빠졌다. 둘이 나누는 따스한 커피 한잔도 정겨웠다. 그동안 좀 무리하게 써먹은 내 몸을 걱정하여 수목원으로 인도해 온 친구의 마음이 고맙다.

 

“열심히 일한 친구야, 충분히 즐겨라~”

이것이 친구의 마음일 것이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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