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너도나도 한국이나 연해도시에 진출해 돈벌이를 하지만 남들이 크게 눈길을 돌리지 않는 러시아에서 20년간 채소농사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조선족 농민기업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의란현 영란조선족향 화평촌의 이학문(50)씨이다.
원래 영란향 화평촌조선족소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이학문씨는 젊은이들이 한국나들이와 연해도시로 대거 진출하면서 촌학교가 없어지게 되자 러시아로 다니면서 보따리장사를 시작하였다.
당시 러시아 보따리장사는 벌때도 있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고 치안 등 여건이 좋지않아 밑질때도 많았다. 그러는 사이 그는 한족들이 러시아에서 토지를 임대해 채소를 심어 돈을 버는것을 보고 자기도 시험삼아 시작하기 시작하였다.
채소농사를 못해본 그들은 보따리장사에서 번 돈으로 땅을 임대하고 하우스를 지은뒤 채소농사를 잘하는 한족들을 모집해 도마도,오이 등 채소들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남들보다 우월한 대우에 한집식구처럼 대해주었기에 일군들도 열심히 일하였으며 판로도 좋아 한 하우스에서 평균 5만원 정도의 순수입을 올릴수 있었다.
여기에서 신심을 얻은 그들은 이듬해부터 규모를 50여동 하우스로 확대하고 일군도 30여명으로 늘렸다. 날로 늘어나는 채농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처리야빈이라는 내지로 자리를 옮겼으며 러시아어도 능란하게 구사할수 있게 되자 당지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중시를 돌렸다. 하여 지금은 당지 경찰들이 일이 있어 통역이 필요할때면 그를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채소농사란 해마다 풍작만이 있는것이 아니였다. 품종선택이나 병충해방지에 소홀하거나 이상기후가 나타나면 감산은 물론 한해 농사를 망쳐 몇만원 지어 50~60만원씩 밑질때도 있었단다.
러시아 채소농사는 일반적으로 주기가 8~9개월인데 겨울이면 돌아와 일군들을 모집해간다. 전에는 토지임대료도 쌌으며 일군모집도 쉬웠는데 지금은 경쟁이 심하고 로임도 원래의 인당 1뭔원가량으로부터 1.5만원으로 올랐으며 려비,주숙을 다 책임져야 하니 원가가 오르고 판로도 어려워져 하우스한동의 순수입이 3만원정도로 내려왔단다. 하지만 20년간의 경영노하우 축적으로 아직도 사업성이 있다고 하면서 견지하고 있다.
/백봉환, 최성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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