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대림동 중앙시장 활성화의 주역들과 그 일원인 노인들의 숙원을 풀어주기를 촉구한다.
유난히 길고 춥고 지루했던 겨울이 물러나고 봄기운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계절이 사뿐 사뿐 오고 있다. 남쪽에서는 벌써 버들강아지며 꽃소식이 전해오고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손길도 저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다들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중국에서 조국을 찾아온 동포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서울의 구로구지역과 영등포 대림동 지역은 유난히도 춥던 지난겨울에도 활기가 가라앉지 않더니 봄을 맞아 한층 더 북적이는 인파가 어깨가 부딪쳐 발걸음을 옮기기가 힘들 정도이다.
대형마트와 대기업의 진출로 사양길을 걷고 있는 타 지역 재래시장과는 달리, 매주 주말이면 시장통이 북새통을 이루는 대림2동 중앙시장과 구로시장 그리고 가리봉시장의 모습은 언제나 활기가 넘쳐나다 못해 아예 북새통이란 말이 더 적절할 것이다. 정육점을 비롯해서 야채가게와 생선 가게 등에는, 갖가지 물건을 흥정하는 소리와 손님을 부르는 소리가 어우러져, 정말이지 사람 사는 사람냄새가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다른 지역 재래시장과는 달리 이곳 시장들에만 활기가 넘칠까? 그래서 지역경제에 조금 이나마 활력을 불어넣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거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동포들이 중국에서 살 때는 멀리 혹은 가까이에서 살면서도 무심코 지나치고 있던 지인들을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유난히 반갑기는 한데 평일에는 각자의 주어진 일, 직장생활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쉬는 주말을 이용해서 만나다 보니, 주말이면 어김없이 음식점에도 몰려다니고 각자의 집으로 초대해서 별미를 만들어 먹으며 회포를 푸느라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들이 어우러 지다보니 주말이면 어김없이 북적대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는 약간 아쉬운 모습도 눈에 뛰어서 짚어보고자 한다. 대림2동 중앙시장 동편에는 공영주차장이 있고 그 주차장 가까이에는 “영등포구립 대림시장길경노당”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경노당의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답답하게 보내시다가 날이 풀려 따뜻해지면서 갑갑한 마음도 달래고, 바깥바람도 쐴 겸 밖으로 나오시면 마땅히 앉아서 쉬실 곳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공영주차장 외벽 편에 조경으로 심은 제법 큰 벚꽃나무와 그 벚꽃나무들 사이에 설치된 조경용 바윗돌을 의자 삼아 스치로폼 조각을 깔고 바위의 찬 기운을 가리고 앉아서 지나는 아이들의 재롱도 구경하시고 왁자지껄한 시장모습을 바라보시며 소일 하시는데 바로 이 광경을 짚어보고자 한다.
경노당 측에서는 노인들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형 의자를 설치 해 줄 것을, 동사무소와 구청 에 건의 하였는데도 아무런 답변이나 실행도 없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한 가지 예를 들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떤 가정에서 부모가 어린 자녀를 키우는데 그 과정에서 약간 심하다 싶을 정도의 구박을 하면서 키워도, 친 부모와 자식 관계인 혈육이면 그 자녀는 눈치구렁이로 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부 나 모가 혈육이 아닌 계모 또는 계부라면 그 어린 자녀는 눈치구렁이가 되고 만다. 』
필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는데 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유?
무슨 이유?
위에 언급한 경로당 어르신들 대부분이 국적 회복자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어린 시절 국가가 국민을, 백성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까닭으로 일제의 탄압을 피해서 또는 독립운동을 위해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서, 그리고 독립운동 조직의 필요에 의해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해방을 맞았어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평생을 중국에서 소수민족의 설움을 겪으며 살다가, 이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허리는 구부러지고 기력이 쇠잔해 진 몸으로 조국이랍시고 찾아와서 국적을 새로이 회복을 하여 법률적인 한국인이 되었으나, 생활습성이나 사고방식은 중국인습성과 한국인 습성이 반반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연세 있는 노인이라고 그냥 매일 경노당에서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골목이며 시장 통을 주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청소를 열심히 하시는데, 그 덕분에 동네가 아주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 동포들이 있으므로 해서 요즘같이 어렵다는 불경기에, 지역경제가 그래도 이만큼 유지되고 있으며 동네가 깨끗해지는데 상당부분 기여를 하고 있음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이 공로가 아니고 무엇인가? 노구를 이끌고 쓰레기봉투에 집게에 빗자루 등으로 무장을 하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골목골목 청소를 한다!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도 기관도 없다면, 당연히 아무런 보람도 없는 것이다.
관할 관청에서 이분들의 작고 소박한 소망을 외면한다면, 앞서 언급한 눈치 꾸렁이가 되지 않을까 싶어, 심히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국민의 입장에서를 말씀하신 새 대통령의 강조사항도 그렇듯이, 타성에 젖은 관료주의와 과감히 벗어나 이제는 국민, 지역주민들 옆의 작은 것들도 돌아봐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바란다.
/장재관 논설위원
http://www.hmzxinwen.com/news/9150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