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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8시, 회담이 끝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회담장 테이블에 앉아 밝게 웃었다. 안 후보 쪽 유민영 대변인은 "역사적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자"며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했다.
닫혔던 문이 열렸고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두 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후보는 회담장 밖으로 기자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나란히 걸었다. 문 후보는 입을 크게 벌리고 활쫙 웃었다. 안 후보도 환하게 웃었다. 기자들이 늘어선 길을 따라 회담장 밖까지 두 후보는 나란히 걸었다. 두 후보가 떠난 뒤, 박광온·유민영 대변인이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등 7가지 합의사항을 번갈아 읽으며 회동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담은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오후 6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회담장 주변에는 600여명의 취재진과 양쪽 후보 지지자 200여명이 모여들었다. 오후 5시52분, 안 후보가 탄 하늘색 카니발 자동차가 먼저 도착했다. 회담 장소인 대회의실까지 가는 길 주위엔 안 후보 지지자들이 "사랑합니다", "꼭 이기세요"라며 격려했다. 대회의실 앞 로비를 10여m 앞두고 안 후보는 수행원 없이 혼자 걷기 시작했다. 웃으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곧이어 문재인 후보의 검은색 카니발 차가 뒤따랐다. 문 후보를 기다리던 '문사모', '문풍지대' 등 팬클럽 회원과 지지자들은 안 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을 이겨내려는 듯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기념관 주변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 성향의 시위대 20여명도 있었다. 이들은 '밀실야합 노(no), 국민우롱 노(no)', '대선후보 야합, 민주정치 파괴'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오후 5시53분, 회담장 가운데 두 후보가 섰다. 취재·사진기자 200여명이 둘을 둘러쌌다. 잠시 촬영에 응한 두 후보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문 후보가 먼저 마이크를 들었다. 문 후보는 "이곳 백범기념관은 뜻깊은 장소"라며 "저와 안철수 후보가 꼭 단일화해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양쪽 담당 기자들이 단일화되니까 대한민국 기자들이 다 온 것 같다"며 "시간 내주신 문 후보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오후 6시, 짧은 공개발언을 끝으로 회담장은 앞뒷문을 모두 닫았다. 100평 대회의실에 두 후보만 남았다.
저녁 7시15분, 두 후보가 회동 종료를 알리는 신호를 보냈다. 1시간 9분 만이었다. 밖에서 대기하던 문 후보 쪽 노영민 비서실장과 박광온 대변인, 안 후보 쪽 조광희 비서실장과 유민영 대변인이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두 후보가 회동 내용을 이들에게 설명하고 언론에 발표할 합의문구를 조율하는 데 45분 정도가 더 걸렸다.
회담이 끝난 뒤 합의사항을 발표하면서 유 대변인은 "굉장히 격의 없고 허심탄회하게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협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 후보 쪽 박광온 대변인도 "막힘없이 서로의 견해를 다 밝히고 합의했다. 특별한 이견 없이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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