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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식품 엄은하 사장 |
2013년 한해도 막 저물어가는 지난 12월 초였다. 기자는 외국인들, 특히는 다문화가족의 한국생활정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들 중 어떤 인재들이 활약하고 있는지? 그 궁금증을 풀어가고자 금천구에서 중국식품가공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엄은하 사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맞아준 엄은하 사장은 소탈하고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이야기 하는 편이어서 취재도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이 지나온 발자취를 소개하는 모습에서 그가 걸어온 길은 그처럼 험난하기도 했지만 그로 인한 성취감에 의한 행복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느껴지는지도 가늠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는 다문화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한 중국인들의 수도 60만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산업현장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외국투자로 사업에서 성공한 외국인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성공적인 한국생활이 앞으로 재한 외국인들의 한국생활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엄은하 사장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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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들에게 기술지도를 하고 있는 엄은하 사장 |
재한 외국인들의 한국유입이 늘어나면서 한국사회에는 음식문화에 변화가 오기 시작하였다. 특히 한중수교 후 양국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음식문화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중에는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물만두와 소세지 등 전통중국음식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중국음식에 대한 전파를 누구보다도 먼저 알리게 된 이가 있다면 바로 엄은하 사장이었다.
그가 이처럼 중국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아마도 요리사로서의 그의 직업과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일찍 중국에서부터 요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엄은하 사장은 한국에 입국한 후 음식으로 인해 웃음을 자아냈다는 재미나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한국에 입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한국생활이 익숙하지도 않았는데 한 중국인 친구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너무나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는 농담 삼아 내가 고쳐주겠다고 했는데 그 친구는 진짜로 의사인줄 알고 고쳐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엄은하 사장은 짚이는 데가 있어 바로 중국요리를 해서 대접하고는 자기가 먹던 약을 주었다고 한다. 과연 이튿날 며칠 동안 고생하던 그 환자의 병이 나아지자 환자는 엄은하 사장을 “명의”로 취급하고 온 동네에 소문을 퍼뜨렸단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이후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지자 당황한 그로서는 할 수없이 손님들에게도 같은 방법을 썼단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들도 마찬가지로 병이 나아졌다고 한다.
의학에 대해서는 전혀 인연이 없던 엄은하 사장은 이런 일로 하여 자신이 “명의” 취급을 받았다고 하면서 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여 곰곰이 생각해보니 늘 볶음음식으로 식사하던 중국음식이 습관 되어서 한국음식에 적응되지 않아 소화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의 “밀방”이 알려지면서 엄은하 사장은 “의사선생님”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여기에서 계발을 받은 엄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요리사로부터 시작하여 중국음식을 재한 중국인들과 한국시장에 전파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장사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정작 장사를 하려고 하니 막히는 데가 많았다. 한국에서의 음식은 더욱 정결하고 유통기간에 엄청 신경을 써야 하는지라 그도 처음에는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한다. 또 거기에 장사밑천까지 적어서 더욱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이 바로 장사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은하 사장에게 장사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첫마디에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자신이 음식점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란다. 처음에는 투자할 돈도 없고 또 자리도 마땅한 곳이 없어 겨우 상 4개가 있는 작은 가게로 시작하였고 후에는 50평에 달하는 규모로 발전하였으며 그것도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자 옆집을 이사비용까지 줘가면서 확장하였다고 하면서 장사는 욕심 부리지 말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의 특장을 살리라 -요리사에서 사장으로 변신
엄은하 사장은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살다가 2000년에 외국인투자로 한국에 오게 되었다. 당시 서울에는 중국음식점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의 요리솜씨가 맘에 들었는지 중국인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시작하였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그도 자신이 배운 요리솜씨를 선보일 기회가 많아지게 되었으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자 또 칭찬도 잦아지게 되었다.
모든 일은 시작이 절반이라고 그가 음식점을 차린 후 톡톡한 재미를 보게 되자 더욱 욕심이 생겼다. 마침 한국에는 중국동포를 비롯한 중국인들의 수도 날로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이때쯤이면 다른 개발이 필요한 것. 그래서 워낙 시장에 눈이 밝은 그로서는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하여 다시 차린 두 번째 가게가 바로 “정정중국식품”이었는데 아마도 중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차림 중국식품점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정정당당하게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음식을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지은 “정정중국식품”도 재한중국인들의 환영을 받았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입맛을 당기는 음식을 찾던 중 중국식품점까지 탄생되자 박수치며 찾아들었다. 이처럼 두 번째도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중국식품점의 인기가 상승하고 장사가 고조를 이루면서 새로운 가게들이 우후준순마냥 탄생했다. 새로운 경쟁자이며 자신을 위협하는 도전자이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그의 머리에는 또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서로 경쟁과 도전을 피하면서 협력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정정식품계렬 개발로 자신의 꿈을 키워
중국식품점이 날로 늘어나고 중국식품의 수요가 많아지자 그는 다시 무역업에 손을 댔다. 한 달에 수차례씩 중국을 오가면서 중국식품을 수입하여 수도권에 있는 중국식품점에 공급하였다. 특히 추석과 설에는 수요량이 엄청나게 되어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지자 자신의 친척이나 지인들에게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도록 권고하면서 다 같이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냈다. 이렇게 되자 그의 마음 씀씀이가 인정받아서였던지 자신과 경쟁상대로 여겨지던 가게들에서도 오히려 자신의 물건을 더욱 팔아주었다. 그럴수록 그의 수입품은 하루가 멀다하게 주문이 들어왔고 주문이 쏟아지자 그의 마음도 급하기만 했다. 할 수 없이 그는 손님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브랜드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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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은하 사장이 직접 개발한 새로운 상품인 하얼빈 소세지 |
낮에는 음식점에 나가 관리를 하고 또 저녁이면 새로운 음식개발을 위하여 직원들을 돌려보내고는 혼자서 밤을 새가면서 중국인들의 구미에 맞는 음식을 연구하였다. 특히 한국에는 중국 동북3성에서 온 중국인들이 대부분이라 그들의 입맛을 돋구는 물만두와 쏘세지, 구운 닭 등 식품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품들은 중국음식점이나 식품점에 배달되였다. 자신이 직접 개발하여 만든 음식들은 원가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맛도 쉽게 보완할 수가 있어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잘 알려지고 있다.
현재 엄은하 사장의 계렬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정정식품 “고향물만두”는 한국의 크고 작은 음식점과 중국식품점에 공급되고 있는데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그가 개발한 음식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는 현재 재한 중국인들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정부의 식약청(HACCP)위생검역인증을 받은 기업상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독일에서 수입한 현대적인 시설로 중국의 전통 밀방으로 생산하고 있는 하얼빈소세지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남, 충청, 전라도까지 공급되고 있다. 또 호주에서 수입하는 맛스럽게 가공하여 공급하는 “초원양고기”를 비롯하여 현재 엄사장이 개발, 생산하는 정정식품계렬 음식의 종류는 30여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엄사장의 진정한 마음을 알게 된 것은 그의 열정적이고도 너그러운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장사가 잘 될수록 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단체가 바로 재한 중국인상인회였다.
엄은하 사장은 장사하는 중국인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마음도 함께, 고향에서 자란 친구, 동료들이 잘 되기를 바라기만 했다. 그는 혼자서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다 함께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중국식품을 수입하는 수입상이나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상인들을 조직하여 재한중국인상인회를 결성하여 서로 협력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이들을 동원하여 중국사천대진진때에는 구호기금을 마련하여 대사관을 통해 전달하였으며 국내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노인정을 찾아가 음식이나 현금을 선뜻 내놓기도 하면서 어른을 공경하고 약자를 보살피는 일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엄은하 사장은 짬짬의 시간을 짜내어 금천경찰서와 협력하여 중국인들의 자발적인 봉사단체인 한민족자율방범대를 형성하고 자신이 직접 방범대장을 맡아하면서 지역사회의 안전과 질서관리에 앞장서는 봉사정신을 보여주었다.
현재 중국인들로 형성된 “한민족자율방범대”는 매주 1~2차례씩 밤이면 동네를 순찰하면서 경찰서와 지구대와의 협력을 통하여 외국인들이 내국인들과 교류하면서 서로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극복하면서 국내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들 특히는 중국동포들의 범죄예방과 안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또 자원봉사를 하면서도 엄은하 사장은 늘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한민족자율방범대”의 복장을 사고 순찰을 마친 대원들에게 수시로 식사대접까지 시키는 아량을 보여주고 있기에 현재 금천경찰서 “한민족자율방범대”는 서울지역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 경찰서에서도 인정받는 외국인자율방범대로 소문이 자자하다.
기자와 인터뷰를 가지는 동안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엄은하 사장의 일과가 얼마나 바쁜지 가늠할 수가 있었다.
엄은하 사장은 재한중국인사회에서 어려운 이웃이나 노인들에게 늘 베푸는 사람으로 잘 알려졌다. 동포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에는 언제든 참석하여 후원하고 노인회, 불우이웃돕기 후원행사에도 어김없이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군 했다.
10여년간 그는 서울에서 장사를 하면서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었으며 특히 자신의 직원들을 친 가족처럼 대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단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보험이나 생활상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돈이 얼마나 들던 가리지 않고 다 처리해주었으며 또 휴가철이면 직원들을 모시고 여행도 다녀오면서 그들의 피로도 풀어주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직원들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집 일처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이처럼 남에게 베풀어주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 이런 마음이 있기에 이미 10년간의 장사생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장이 누군지 모르는 단골손님도 많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그의 영업비결이기도 하다.
서로간의 믿음과 이해로 하여 더욱 화목해지는 가족적인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정정식품가공회사”는 생산과 유통, 무역을 겸하는 법인체로 가기 위한 준비로 바삐 보내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엄사장은 “우선 업체라면 자기를 믿고 일하는 직원들을 가족으로 생각하라”고 하면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전길운 기자
http://www.hmzxinwen.com/news/1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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