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살이 창살을 뚫고 방안에 살며시 자리를 멈춘다. 꿈에서 깬 아이마냥 기지개를 켜며 태양이 솟아오를 직전이다.
얼었던 대지는 따스한 태양의 해살을 받아 차차 녹아나더니 점차적으로 약동하기 시작한다.
삼라만상이 몽롱한 안개속에서 꿈을 키우며 보글거리고 안개자욱하던 밀림은 차츰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며 윤곽을 드러낸다.
수평선사이로 불그스름한 구름이 아침노을처럼 붉은 색으로 비껴가더니 붉고 둥근 해가 머리를 쑥 내밀며 동산에 두둥실 떠오른다.
붉은 해무리가 구름을 물들이면서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더욱 이채를 돋우어준다.
해돋이를 볼적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이 귀전에 들려온다.
(얘들아, 해도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너희들도 어서 일어나거라.)
는 아버지의 말씀이
그 말씀속에는 하루의 지계는 아침에 있고 한해의 지계는 봄에 있다는
우리 말 속담을 방불케하면서 우리의 하루를 재촉하는것만 같았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 우리는 아침달리기를 해야 했다.
아이들을 줄세워가지고 해살좋고 공기좋은 동네에서 몇바퀴를 돌고 들어오면 그 날은 기분도 좋고 마음도 거뜬해지면서 상쾌하기만 하다.
매양 해돋이가 생기는 날이면 나는 아버지의 그 사랑이 그리워지며 잊을 수없는 추억들이 뇌리를 스치며 지나군 한다.
어느 하루 체육시간이였다. 우리 반급의 과임을 담임하신 아버지께서는 겨울이라 달리기를 하라고 하셨다. 달리기는 매번 20분을 달려야 했는데 여간 힘들지 않았다. 운동장도 아니고 밖으로 달려야 하므로 평소에 단련이 없이는 견지하기 어려운 운동이였다.
거의 다수 애들이 중도에서 멈추었다 달리였다 하면서 두손들고 물러났지만 나는 숨이 턱에 닿도록 끝까지 견지하여 목적지인 운동장으로 다시 돌아왔었다.
이 일로 하여 나는 무슨 일이든 견지하면 못해 낼 일이 없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운동뿐만이 아니라 생활상에서도 견지하는 인내성이 한 사람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데 얼마나 큰 의의가 있는지를 인식했던것이다.
그러는가운데서 생활의 비결을 학습했고 또 해돋이만 생기면 우리들에게 운동을 수일투족으로 시켜주신 아버지가 너무나도 감사하게만 생각되였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생활을 열애하고 생활속에서 단련하도록 인도해준 아버지가 계셨기에 앞에 놓인 난관을 이겨낼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신심을 가지게 해주셔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 넘어갈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지닐수 있어서 참으로 고마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의 아버지는 스케트수업도 아주 잘하셨다.
매양 12월 말이 되면 스케트대회를 조직하여 우리들의 신체소질을 증강시키고
학생들의 운동소질을 높여 건강한 몸으로 생활할수 있도록 지도한 스승이셨다.
한창 자라나는 우리들에게 아침이면 솟아오르는 해돋이와도 같이 앞날이 창창한 우리들에게 건강을 부여해주고 아이들의 흥취를 불러일으켜주며 손잡아주시던 아버지셨다.
해돋이가 생길무렵마다 나는 이런 나의 아버지의 고마운 자식교양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그제날 추호의 사심도 없는 나의 아버지의 거룩한 형상이 우렷이 떠오르며 오늘도 해돋이 생각만 떠오르면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그토록 그리워진다.
사실 나의 아버지는 저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세상에 빛을주고 열을 주듯이 우리들에게 사랑을 주시고 지혜를 주셨으며 인생의 도리를 깨우쳐주셨던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매우 사랑한다. 막대기 휘둘러도 거칠것 없는 세월에 건강만은 지키라는 아버지의 묵묵한 사랑이 육안으로 보여졌기에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무상한 인생길에서 "건강만은 잃지 말고 살아야한다"는 인생의 도리를 심어주신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소은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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