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한 바다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한 여인 바다에 떨어져 고기밥 됐다.
밀입국에 대한 한국정부의 끊임없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중국동포들의 밀입국이 계속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오늘 밀입국자인 김모씨가 체험한 비참한 사연을 공개함은 회원 여러분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다. 만약 지금도 중국에 있는 모 친척이 밀입국을 시도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교육할 것이며 경제적인 지원을 아예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한국에 못 온 친척에 대한 동정심이 오히려 밀입국자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릇 본 연맹 회원은 밀입국의 조력자가 되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사람들, 하지만 돈을 벌기 전에 그들이 겪어야 하는 수난이 어떠한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일전에 필자는 밀입국을 시도하다 해경에 잡혀 실패한 김모씨로부터 밀입국도중 겪은 고통을 이야기 들었다.
중국 돈 6만 5000원을 주기로 하고 밀입국 대열에 가담한 김모씨는 어느 날 알선조직의 통지를 받고 중국의 모 도시로 갔다.
전국 각지에서 60여명이 모이는데는 며칠이 잘 걸렸다. 그동안 그들은 외계와 일체 연락이 중단된 완전 감금생활을 했다.
알선조직은 비밀이 탄로될까 두려워 그들의 출입을 금지했고 가져간 휴대품도 다 빼앗았으며 돈에다 한국의 연락처 전화번호만 적게 하고 종이장 한 장도 못 가져가게 입고 간 옷마저도 몰수했다.
드디어 모집한 사람이 다 모이자 비오는 날 밤중에 중국어선에 올랐다. 중국어선이 공해에 오면 다시 한국어선을 갈아탄다. 이렇게 선상생활이 보통6일에서 한 달 정도라고 하는데 운수가 좋은 사람은 10일 좌우면 밀입국의 성공여부가 결정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30일 정도를 망망한 바다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한다.
그사이 고통은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선 제일 참기 어려운 고통이 굶주림이다. 하루에 겨우 죽 한끼 얻어먹는 신세, 그나마 조금만 늦어도 차례지지 않아 곡기 한모금 구경 못한채 주린 창자를 끌어안고 다음끼를 기다려야 한다.
김모씨도 정작 승선까지 하고 보니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추위와 굶주림, 거기다 무시로 들이닥치는 세찬 파도에 배가 금방 침몰되는 것 같아 가슴을 조이고 멀미에 시달려야 했다.
그보다도 비린내나는 어두운 어창안에 60여명이 발 필 틈조차 없어 남녀가 한곳에서 대소변을 봐야 하는 형편이니 짐승보다도 못한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 이런 고통을 참지 못해 정서를 억제 못하여 정신 이상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들 일행 중 한사람은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다행이 일찍 구조를 받아 목숨을 건졌으나 벌떡벌떡 놀라 헛소리를 치고 허구푼 웃음만 짓는 페인이 되다시피 했다．
또 한 여성은 20여일간 선창에서 지칠대로 지친 나머지 밤에 소풍하러 갑판에 나와 소변을 보다가 깜박이는 사이에 바다에 떨어져 실종되었다고 한다.
이런 줄도 모르고 중국의 가족들은 언제나 기쁜 소식이 올까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련만 고기밥이 된 그녀가 어찌 소식을 전할 수 있으랴. 근근히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 역시 죽은 사람이나 다를게 없었다.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가령 밀입국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한두달은 몸을 회복시키느라 일할 형편이 아니라고 했다.
이처럼 밀입국의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운 도박이어서 치려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큰지 김씨를 포함한 밀입국 실패자들은 한결같이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밀입국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계연합신문 2001년 8월 23일
http://www.hmzxinwen.com/news/17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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