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지 몇 달 안됐지만, 모든 것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한국말이 아직은 서툴지만 모국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좋은 추억들도 많이 만들어 하루 빨리 한국생활에 적응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몇 달전 한국에 입국한 친구가 동창모임에서 했던 말이다.
최근 이처럼 재외동포비자(F-4)를 취득한 후 한국행을 떠난 중국동포 20대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4년제)을 졸업하고 한국행을 선택한 이들은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기에는 아직 많은 면에서 서툴다.
몇 년전만 해도 일본, 미국을 많이 선호했던 상황이었는데 요즘 중국과 일본의 민감한 국정, 불경기가 심각한 현황을 감안하고 방문취업비자(H-2)로 한국에 입국하여 이미 자리를 매김한 부모님들이 있기에 경제적 등 각 방면에서 고려한 결과 한국행을 보다 많이 선호는 편이다. 또한 현재 중국에서의 취업경쟁률도 만만치 않아 국내취업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떠나는 20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행을 선택한 중국동포 20대들의 현황은 과연 어떨까?
중국동포 김동준(26·가명)씨는 한국에 온지 3개월 되었다. 중국에서 무역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현지의 중소기업에서 1년간 근무경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취업을 못한채 취업대기 중이다. 한국말도 잘 하고 대학성적도 훌륭한 편인데 취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동포 신지애(27·가명)씨는 한국에 온지 2년이 되었다. 2년전 대학졸업후 직접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신씨도 한국생활에 적응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고 하였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였지만 지내면서 겪은 고민도 많았다. 한번은 커피점에 가서 커피 한잔을 하려는데 직원의 "영수증 필요하세요? 현금영수증은 필요하세요?적립하실거예요?"라는 물음에 어쩔줄을 몰라서 당황한적도 있었다며 지금 생각하니 많이 챙피하다고 깔깔 웃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다소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비록 한국과 중국은 모두 동양문화권에 속하지만 그만큼 지역에 따른 문화차이가 있기에 많은 중국동포들이 최초에 많은 불편함을 겪으면서 몇 달만에 중국으로 돌아간 사례도 많다.
중국동포 이지훈(26·가명)씨는 조선족이지만 어렸을 때 부터 한족학교를 다녔기에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한국에 1년째 머물고 있지만 한국말은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다. 조선족 하면 '한국말 잘하는 동포'라는 게 통념이지만 이씨처럼 한국말에 서툰 조선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은 상대적으로 젊은 20대~30대 사이에서 뚜렷하다. 젊을 수록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못하는 이들은 한국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그중 말은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한국말 표현이 잘 않되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아주 안타까운 심정이다.
특히 부모의 초청으로 단기방문(C-3) 비자를 받아 입국한 조선족 3세대가 급증하면서 한국말에 서툰 젊은이들이 최근 눈에 띄게 된다.
한번은 친구랑 홍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젊은 친구들이 중국어를 쓰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좀 지난후 아주 서툰 한국말로 음식을 주문하는데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는지 웬지 직원이 난감을 표하고 있었다. 그래서 도와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한족이 아닌 조선족이었다. 다름아닌 단기방문(C-3) 비자로 들어온 젊은 친구들 이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간 C-3 입국자 수는 193만2천634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입국자 수 120만6천662명에 비해 72만5천972명(60.2%)이나 늘어났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정보처리 등 컴퓨터 분야와 미용, 조경, 요리 등 각종 국가공인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면 3년마다 무기한 반복갱신할 수 있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저의 주변에도 단기방문(C-3)비자로 입국한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초에 이들은 한민족이라 언어소통 등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여기고 한국만 가면 좋은 직장을 찾아 돈을 많이 벌것이라는 목표를 걸고 한국행을 떠났고 정작 와보니 부동한 생활습관, 부동한 문화 등으로 한국생활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물론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여 좋은 직장에서 출근하고 있는 분들도 있고 석,박사 공부하는고급인재들도 있지만 중고졸이나 초대졸 출신의 청년들은 아직 취직이 잘 않되어 생산직 등 단순한 일거리를 찾는 분들도 많은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 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결코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이런 밀접한 한·중 관계 속에서 중국동포 차세대들은 가교역할을 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어떤 분야, 어떤 직장에서 근무하던지 중국동포 차세대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조금씩 성취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3년(계사년)에 건강하시고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주성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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