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숙모는 젊고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반찬도 맛나게 하고 옷자림도 항상 깔끔하지요..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숙모가 조선족이 아니고 한족이랍니다.
숙모를 처음 보게된것은 내가 여섯살 되던 해 였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한국에 가신후 나는 할머니집에 가 크게 되였습니다.할머니는 삼촌과 단 둘이 사시는데 그때 삼촌은 상지의 한 조선족식당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
때 숙모도 그 식당에와서 복무원노릇을 하게되였는데 조선족식당인지라 한족인 그가 주인이 하는 말이나 조선족손님들이 하는 말을 못알아들어 멍해할때면 삼촌께서 나서서 한족말로 번역을 해주어 그 뜻을 알고 행하게 되였습니다.그런 과정에 우리 조선족을 엄청 좋아하는 숙모는 삼촌과 정이 통하게 되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삼촌을 지극히 사랑하게 되여 삼촌과 떨어질수없는 사이가 되였습니다.그
래서 삼촌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려 했지만 할머니께서 민족이 다르다하여 극력 반대하고 또 반대하면서 절대 숙모가 삼촌과 결혼하고 우리 집에 들어와 사는것을 허락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숙모는 삼촌을 떨어지지 못하겠는지 삼촌과 결혼하기위해 어느 하루는 할머니를 찾아와 할머니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두손을 모으면서 삼촌과 꼭 잘 지내고 할머니를 잘 모실테니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사정사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숙모가 하도 끈질기기에 그토록 반대하시던 할머니도 더는 어쩔수없는지 결국 삼촌과 숙모의 결혼을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해서 숙모는 민족이 다른 조선족집의 며느리가 되였던것입니다.
숙모는 결심한대로 시집살이를 잘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말을 몰라서 가끔 불편할때가 있었습니다.
눈이 펑펑 오는 어느 추운 겨울이였습니다.
창문에 얼음이 엄청 많이 붙어있어서 할머니께서 그 얼음을 녹이고 있었습니다.그런데 할머니께서 깜빡하시고 얼음물을 담을 바가지를 가져오지 않아 줄줄 흘러내리는 물을 보자 숙모더러 얼른 바가지를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그러나 그때까지 아직 우리 말이 서투른 숙모께서는 바가지란 말을 알아듣지 못해 그저 눈치로 대충 짐작하고 국뜨는 국자를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렸습니다. 어이없는지 할머니는 그만 “허허” 하고 너털웃음을 웃을뿐 숙모를 나무라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그 일이 있은 후 할머니께서는 사람은 좋은데 우리 말을 모르는것이 흠이니 어떻게 하든 우리 말을 알게해야겠다며 우리 말을 배울수있는 두꺼운 한국어책을 사다가 숙모에게 주면서 배우라고 하였습니다. 시집온 처음엔 그닥 맘에 들어하시지 않았지만 차츰 시간이 가면서 할머니는 한족며느리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 날부터 숙모께서 열심히 우리 말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진지 드세요.감사합니다. 저ㅡ 다녀오겠습니다.”…..
매일 밤이 깊도록 숙모의 방에는 불이 켜져있었고 숙모가 공부하는 목소리가 잠결에도 나의 귀에 똑똑하게 들려 왔습니다.
어느날 할머니와 삼촌이 외출을 하고 집엔 나와 숙모만 남게 되였습니다. 밤이 깊은지라 나는 단잠에 들었고 숙모님께서는 텔레비를 켜고 보고있는데 갑자기 전화밸이 자지러지게 울려 나는 어렴풋이 잠에서 깨였습니다.
“여보세요?” 전회기를 든 숙모는 능숙한 우리 말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친구께서 급하신지 하도 말을 빠르게 하시는데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말이여서 그때까지도 아직 완정하게 우리 말을 할수없는 숙모께서 그만 어리둥절해지고 말았습니다.그래서 나더러 빨리 와 받으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전화를 들고 상대방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나는 세영이 할머니친구인데 지금 세영이 할머니께서 곁에 있니? 내가 급한 일이 있어 그러는데…”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나는 얼른 전화에 대고 큰 소리로 “우리할머니께서 외출하시고 집에 계시지 않습니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숙모께서는 더더욱 우리 말 공부를 열심히 하였습니다. 외우고 쓰고 쓰고 외우고….어찌나 열심하는지 한창 공부에 열중할땐 다른 사람이 옆에서 불러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 “공든 탑이 무너질가” 어느덧 숙모는 우리 말을 잘하고 글도 알게 되였습니다.우리 말과 글에 능숙해지자 한국에 가 보는것이 꿈이였던 숙모는 한국에 가보기위해 우리 글 시험을 치러보겠다고 하였습니다.
마침 재수좋게 그 때 면바로 한국정부로부터 한국에 친척이 없거나 다른 조건이 안되여 못가는 중국조선족들이 한국에 갈수있는 방문취업제라는 제도를 내왔는데 한국어시험에 합격점수를 맞으면 추첨을 거쳐 족히 한국에 갈수있는 기회가 생긴것입니다.
이에 숙모도 시험을 치르게되였는데 듣는 말에 당시 조선족이면서도 우리말과 글이 서툴러 시험에 불합격된 사람이 있다는데 숙모께서는 한족이면서도 그동안 갈고 닦은 우리 글공부가 은을 내여 이 시험에 합격됨으로써 2010년에 마침 그토록 가고싶었던 한국에도 가게되였습니다.
지금 숙모는 우리말과 글을 아는 덕에 한국에가서 돈도 잘벌고 지금은 9개월된 남동생이 베속에서 성장하고 있다고합니다.
처음 숙모를 대했을때 나는 말이 통하지 않아 몹시 낯시 설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숙모께서 우리 말을 잘하여 나와 대화를 나눌수있기때문입니다.
나는 우리 말을 배워 이제 조선족과 다를바없는 숙모를 보면서 우리 조선어는 우리 조선사람들만 배울수있는 것이 아니고 조선어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좀만 노력하면 다 배울수있는 아주 쉽고 좋은 말과 글이라는것과 우리 조선어의 위상이 높아져 많은 사람들이 우리 말과 글을 배우려한다는것을 알게되여 더욱 내가 조선족이고 조선어를 할줄 아는것을 긍지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우리 말 글 화이팅!,.
/지도교원 : 김수남
http://www.hmzxinwen.com/news/7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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