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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9/05  한민족신문
고향을 떠나며

눈가에서 사라져 간다
멀리로 멀리로 사라져 간다
눈확에 이슬이 맺힌다
어떻게 정든 땅인데

일평생 뼈마디를 굳히며
사랑도 정열도 색바래웠는데
쇠소리 나던 오장육부
하나둘 남의 신세를 지련다

가고 싶어 떠나냐
바늘 가는데 실 가야 하나니
시골의 한가닥 시내물도
강으로 흘러가야만 하누나

수토가 맞지 않으면
내상병이 생겨난다하는데
품속에 넣고 가는 한줌의 흙이
새터전의 안착제로 될가

동으로 흐르는 강물아
아무리 넓은 바다에 섞여도
너의 몸에서는 언제나
고향의 이슬이 숨쉬고 있단다

아,성쌓고 남은 돌
흘러가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식따라 두둥실 떠나가누나
고향 떠나 둥실둥실 떠나간다네
/리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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