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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3/10  한민족신문
고운정 미운정

길림성 왕청현 신민지역에 사는 허영숙씨는 길림성 로력모범이다. 로력모범이 되자면 바깥일에 많이 돌아쳐야 하지만 그녀는 가정에서까지도 효성 지극한 며느리로, 시 조카들을 둘이나 공부시켜 대학에 보낸 대단한 여성이다.

  

허영숙씨는 1985년에 김정규씨와 결혼해 시집에 와보니 은행에서 대출한 빚이 2만원이나 있었다.

 

“어떻게 하면 하루 빨리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그녀는 농촌의 실정에 맞고 자신의 직장 일에 영향주지 않는 양돈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새색시인 그녀는 결혼한 이듬해부터 출근하면서 꼬박 2년 동안 돼지양식업을 하였다. 그렇게 일해 2년 사이에 열두 마리의 돼지를 키워 팔아 끝내 산더미 같던 빚을 다 갚아버렸다.

 

그런데 빚을 갚고 한 달도 안 되여 시어머니가 뇌출혈로 앓아눕게 되였다. 제때에 발견하고 치료했기에 시어머니는 겨우 바깥출입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때에 남편이 현소재지로 전근되였다. 하여 그녀도 원래 직장을 그만두고 현소재지의 가두판공실에서 일하게 되였다.

 

현소재지로 이사를 오자 또 시누이네 딸, 즉 시 조카가 그녀의 집에 와 공부하게 되였다. 그녀는 꼬박 3년 동안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딸도 키우고 조카의 뒤 바라지도 했다. 3년이 지나 조카가 대학에 입학하게 되자 그녀의 딸도 고중에 진학하게 되였다. 그런데 이듬해 시 동생네 아들이 현소재지에 있는 고중에 입학하는 바람에 또 그녀의 집에 와서 있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래서 그녀는 또 작은 시 조카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 3년 동안 아무 군소리 없이 뒤 바라지를 해주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자기가 맡은 가두판사처의 일을 착실히 하여 해마다 우수일군으로 뽑혔다.

 

딸을 대학에 보내고 그 이듬해에 시 조카까지 대학에 보낸 그녀가 이제 좀 편안히 살수 있을가 생각했는데 얼마 못가서 시어머니가 다시 뇌출혈에 걸리는 바람에 또 분망히 돌아쳐야 했다. 입원치료를 하는 한달 동안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시어머니를 간호하였다.

 

시어머니는 지금도 혼자 바깥출입을 못한다. 거기에 치매까지 와 한밤중에 일어나 바깥에 나가겠다고 야단하는가 하면 때로는 밤중에 혼자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면서 집식구들을 깨워놓는다.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는 변함없이 시어머니를 살뜰히 모신다. 그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올해 봄에는 길림성 로력모범으로 선출되였다.

 

이웃들이 그녀에게 이젠 시집식구들이 지겹지도 안느냐고 물으면 그녀는 “아니요. 이젠 20여년을 함께 살면서 고운 정 미운 정이 다 들어 시어머니가 친정 엄마처럼 느껴져요”라며 살포시 웃음 짓는다.

/리강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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