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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07/03  한민족신문
인생의 중년은 떠나간다

 
나는 올해 64세의 성인이다. 64세면 중년의 마지막 해라 노인세상을 맞이할 허전함이 물밀듯이 온몸에 흘러든다. 아쉬움과 서운함이 동반되면서 서글픈 마음에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이 해가 가고나면 내 이름 뒤에는 노인이라는 호칭이 따를 것이고 사회적으로 노인에게 주는 이런 저런  혜택도 향수하게 될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65세 이상을 노인인구로 규정하고 있다. 이제 곧 꽉 짜여진 일정을 뒤로 하고 빈둥거리는 느슨한 삶을 살게 될 노인이 된다. 내년부터는 영락없이 노인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가을을 너무 닮은 내 나이지만 겨울로 가는 준비를 하기도 전에 몸은 벌써 겨울에 훌쩍 들어섰다. 기다렸다는 듯이 불청객들이 소리 소문 없이 찾아 든다. 중년이 저물어 가던 무렵, 이석증이라는 녀석이 나를 찾아 왔다. 한번 찾아온 이 녀석은 내 몸에 둥지를 틀고 떠날 줄 모른다. 

 

처음 발병해서 10여일 치료받고 3년간은 재발하지 않았다. 녀석이 쉽게 나를 떠났구나하는 안도감에 편안하게 잘 지내 왔었다. 헌데 웬걸, 오산이였다. 일 때문에 과로하고 밤잠 설치였더니 떠난 줄 알았던 녀석이 둥지에서 튕겨나 나를 빙글빙글 돌려주는데 몸을 가눌 수 없이 괴롭힌다.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어지러움이라 그 어지러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석증은 증상도 다양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설사와 구토가 동반한다. 화장실이 손닿을 만큼이나 지척에 있었지만 걸을 수가 없어서 실수할 뻔도 하였다. 골치 아픈 건 오고가는 계절처럼 오면 가고 가면 또 오듯이 재발하기를 반복한다. 내 몸이 늙어간다고 경고하는 건지 비웃는 건지, 아무튼 내 몸 깊숙이 자리 잡았나 본다.

 

누구나 예외 없이 노화되는 신체적 변화를 겪는데 나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중년의 석양을 맞으면서 내 몸의 노화로 인하여 비문증이란 녀석도 찾아왔다.

신록이 짙어가고 무더위가 시작되던 어느 날 이른 아침, 시골 산책길에서 지굳게  따라 다니는 날파리 떼를 칡넝쿨의 넓은 잎 파리로  휘휘 쫓아버리며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방안에서도 날 파리가 날아다녀 헛손질하며 불편하게 보내게 되였다. 헌데 시간이 지나가도 날 파리는 눈앞에서 없어지지 않는다. 불편과 불안한 마음으로 안과 진료를 받았더니 어이없게도 비문증이라 한다. 비문증이란 눈 속의 유리체 노화로 생기는 증상이다.

 

내 몸의 노화를 입증하는 이 녀석들이 달갑지 않지만 쫓을 수도 없는 현실에서 그런대로 익숙해지고 적응하면서 안고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 백내장, 이명, 난청 등 불청객들도 들이 닥칠 것이다.

 

계절이 알아서 자리 바꿈 하듯이 내 인생의 중년도 미련 없이 떠나간다. 아쉬울 틈도 없이 떠나간 청춘을 그리워 했듯이 오늘은 중년의 마지막 해를 아쉽게 떠나 보낸다. 

 

물리적인 노화는 거스를 수 없지만 정신적인 노화는 내 마음먹기 나름이다. 떠다가는 중년도 아쉽지만 다가오는 새로운 만남의 노년도 기분 좋게 맞아야 하는 것이 도리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햇볕이 너무 좋은 너무나도 평온한 오후다. 아쉬움에 떨고 있는 내 마음도 모르고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눈부시게 피어있다. 자연의 계절은 여름이요 나이 계절인 겨울이 다가온다. 나는 곧 풍요로운 인생의 가을, 중년의 세상을 접고 마음 놓고 산책할 수 있는 인생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겨울 백색의 포근함도 봄꽃의 향연 못지않다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저녁노을이 타오르는 서쪽을 향해 은퇴 없는 노후로 나의 인생 제2막을 빛내 가련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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