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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5/20  초원이
수포로 돌아간 횡재꿈

 

꽃밭에서 엄마잠자리가 어린 잠자리를 거느리고 올리떴다 내려앉았다하면서 재롱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풀가지에 앉으려고 하던 어린 잠자리가 그만 다리가 골절 되였습니다. 가슴이 쿵 ㅡ하고 내려앉은 엄마잠자리는 그래도 정신을 가다듬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꿀벌의사가 수술해야 된다는 결론을 들은 엄마잠자리는 선자리가 돌아감을 느끼면서 눈앞이 캄캄해났습니다.

 

어린 잠자리는 무슨 운명을 타고났는지 태어나서 얼마 안 되여서부터 시름시름 앓아서 신체가 허약하기로 말이 아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위출혈로 대수술까지 하다 보니 더구나 신체가 나빴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되고 수혈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신체가 너무도 허약합니다.”

 

꿀벌의사가 내 뱉는 말에 엄마잠자리는 어린 잠자리를 끌어안고 한바탕 울었습니다.

 

“지금 울고 있을 때인가요? 어서 치료를 받아야지요.”

 

나비 친구가 이렇게 말해서야 엄마잠자리는 눈물을 닦고는 일어섰습니다.

 

엄마잠자리는 인차 광고를 내붙였습니다.

 

여러분. 지금 저의 아들이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 피가 부족하답니다. 저는 엄마로서 자식한테 피를 주고픈 마음은 하루에 백번도 넘습니다만 제가 간염환자여서 안된다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따스한 손길을 바랍니다. 물론 수혈하는 분에게는 후한 돈을 드리겠습니다. 제발 저의 아들을 살려주세요.

 

이 광고를 본 앵앵이란 모기와 왱왱이란 모기가 살길이 나졌다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이런 기회에 한번 횡재하고 싶었습니다. 몇 번이나 어둑스레한 기회를 이용하여 배를 채우느라 사람들 몸에 붙었다가 맞아 죽게 될 뻔했던 것입니다. 그 정경을 생각하면 간담이 막 서늘해났습니다. 이번에 피를 팔아 돈 많이 벌면 한 동안은 편안히 놀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으흠. 이런 기회가 많으면 좋을걸. 팔아먹을 피야 많고도 많지. 하루 저녁만 일하면 피야 숱한 피를 얻어낼 수 있지)

 

앵앵이와 왱왱이는 생각할수록 가슴이 흐뭇해났습니다. 저도 몰래 콧노래까지 나왔습니다.

 

광고를 붙인지 이틀 만에 앵앵이와 왱왱이가 꿀벌의사한테 찾아갔습니다.

 

“의사님, 잠자리가 수혈을 바란다는 걸 듣고 찾아왔는데 저의 피가 o 형이니까 되겠지요?”

 

앵앵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왱왱이가 제꺽 한발 나서며 말했습니다.

 

“저의 피도 o형입니다. 그런데 저의 피는 같은 o형에서 제일 깨끗할 겁니다. 저는 이 몇 년간 농촌에서 살다가 왔으니 말입니다.”

 

“농촌이고 도시고 피하고는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요?”

 

앵앵이의 둥그래진 두 눈을 바라보던 왱왱이가 대꾸했습니다.

 

“정말 생활의학을 조금도 모르네. 농촌은 공기가 좋은데다가 농촌 사람들은 또 도시사람들처럼 비닐하우스에서 나오는 남새를 먹는게 아니라 밭에서 심어먹지 않고 뭐요? 다시 말하면 무공해남새란 말이요. 그러니 피도 좋은 피지요”

 

앵앵이와 왱왱이의 주고받는 말을 들어보던 꿀벌의사가 어성을 높였습니다.

 

“당신들은 썩 물러가오. 평생 일은 하지 않고 남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살면서도 무슨 할 말이 있소? 당신들의 몸에서 나오는 피는 당신들의 피가 아니요. 그러면서도 팔아서 돈 벌겠다고? 정말 염치 없구만.”

 

웬만해서는 성을 낼 줄 모르는 꿀벌의사였건만 뻔뻔스레 노는 모기들의 행위를 보고는 그만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알 힘을 들이지 않고 횡재를 하려던 두 모기는 그만 머리를 떨어뜨리고 물러나오고 말았습니다.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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