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쌍둥이 지웅이형이 있다. 한날한시에 몇 분 차이로 태어난 나는 동생이 되였다. 그래도 지웅형은 형이라는 이름을 달아서인지 항상 나에게 양보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척척 나서 막아준다. 난 또 동생이여서인지 늘 형에게 의지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껏 늘 같이 있어 헤어져 본 적이 없었다. 입안에 혀도 씹힐 때 있다고 우린 늘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놀음을 놀다가도 서로 이기겠다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싸울 때면 엄마가 “지웅아, 형이 좀 지려무나.” 하면 형은 할 수 없이 풀이 죽는다. 난 동생이여서인지 잠간이나마 내가 혼자라면 컴퓨터도 나 혼자 차지하고 실컷 놀 수 있는데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보다 축구를 잘하는 형은 학교 축구팀선수로 뽑혀 외지로 시합을 가게 되였다. 난 슬그머니 질투가 났다. 내 보기에는 공 재주가 별로인데. 그래서 속으로 ‘빨리빨리 시합 가라!’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형이 경기하러 가고나니 나는 마음이 말 할 수 없이 허전했다. 매일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던 형이 눈앞에 없으니까 경기하러 간지 하루 밖에 안 되는데 1년이나 된 것 같았다. 형에 대한 질투와 미움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오직 그리움과 기다림 뿐 이었다.
‘언제면 일주일이 지날까? 이번에 형이 오면 나도 많이 형에게 양보도 하고 더 사이좋게 지내야지.’
형이 오던 날 나는 엄마와 함께 마중 간 나는 마치 3년이나 갈라져 있은 것처럼 형에게 달려갔다. 그러는 나를 보고 엄마는 “너희도 드문드문 갈라져 있기도 해야겠네. ㅎㅎ” 하면서 빙그레 웃으셨다.
지도교원: 천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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