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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5/06  정명선
"시녀"

 

“명호야, 일어나 아침을 먹어라.”

오씨는 오늘 아침도 출근이 늦을세라 곤하게 잠을 자고 있는 아들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노크했다.

 

“으응, 벌써? 고단해 죽겠는데....”

잠내 푹 배인 짜증 묻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후유...애두 참....”

오씨는 벽시계를 힐끔 쳐다보며 가녀린 한숨을 날렸다.

 

“명호야, 쌍발(출근)이 늦겠다. 빨리 일어나 밥 먹어라.”

조금 후 오씨는 초조한 음성으로 말하며 또 아들의 방문을 가볍게 노크했다.

 

“에익, 씨베....자부러바(졸려서) 죽겠는데, 개뿔 같다야...”

명호는 화를 벌컥 내며 끙하고 돌아누웠다.

 

“후유... 애두 참, 저게 무슨 말버르장머린가?”

오씨는 흐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명호야, 이러다간 지각하겠다. 빨리 일어나서 밥 먹어라”

벽시계를 쳐다보던 오씨는 ‘비장’한 결심을 내리고 또다시 아들의 방문을 노크했다.

 

“에익 씨베....와누르(완전히) 생사람을 다 죽인다.”

명호는 성을 왈칵 내며 화닥닥 일어났다.

 

“달걀을 이렇게 많이 삶아서 내 어떻게 다 먹소?”

세수를 대충하고 식탁에 마주앉은 명호는 오씨가 정성껏 차린 식탁에 삶은 달걀이 여섯 개 있는 것을 보고 짜증조로 소리 질렀다.

 

“남은 걸 저녁에 와서 먹으려무냐”

오씨는 조용히 말했다.

 

“묵은 걸 누가 먹는다구? 상식이 없이...”

명호는 투덜거렸다.

 

“엄마, 내 써우지(핸드폰)를 못 봤소?”

밥을 다 먹고 난 명호는 출근 준비에 복닥불을 일구며 급촉한 어조로 물었다.

 

“응, 저기 있구나.”

오씨는 바지가랭이에서 비파소리 나게 명호의 방에 달려 들어가서 핸드폰을 쥐고 달려 나와서 명호에게 주었다.

 

“엄마, 구두를 닦아”

명호는 구두를 신은 채 명령조로 말했다.

 

“오, 쪼꼼만 기다려라”

오씨는 바람결마냥 아들의 앞에 달려가서 쭈크리고 앉아서 구두를 열심히 닦았다.

 

“빨리, 빨리.... 무슨 솜씨가 이러도 늦어? 여자라는 게......”

명호는 가라지마냥 꼿꼿이 선채 발을 탕탕 굴렀다. 그 바람에 잠을 자던 발바리가 놀라서 깨여나 오씨의 사타구니에 쫑드르르 기어들었다.

 

“워리개!...”

오씨는 공연히 꽥 소리를 지르며 발바리를 쥐여 활 밀어 놓았다.

 

“어째 불쌍한 발바리와 이래? 여자라는 게...”

명호는 또 발을 탕탕 굴렀다.

 

“내 메가네(안경)를 줘, 내 모자를....”

명호는 일일이 분부를 내리고 오씨가 공손히 넘겨주는 안경과 모자를 받아 쥐고 다급히 문을 나섰다.

 

“띠리리...”

오씨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한숨을 뿜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 오늘 낮에 당근과 맥주 여섯 병을 사 놓소. 내 저녁에 쌰발해서 먹게, 당근은 남자들의 보약이라는데... 히..히...히...”

명호의 분부조로 걸려온 전화였다.

 

“오, 응,응...그래 꼭 사놓을게 “

오씨는 허리를 꾸부리며 연해연송 대답을 했다.

 

“띠리리....”

오씨가 시큰거리는 허리를 문지르며 침대에 누울 때 또 핸드폰이 울렸다. 오씨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내 저녁에 그 엠나(여자 친구)를 데리고 가겠으니 저녁 준비를 잘 해 놓고 일찌감치 누구네 집에 놀러 가, 엄마가 있으문 그 엠나 스트레스를 받아, 알겠어?”

명호의 분부조로 걸려오는 전화였다.

 

“응, 응, 오, 오....”

오씨는 모이를 쪼아 먹는 암탉마냥 연속 고개를 끄덕이었다.

 

“후유.... 아무리 애비(아버지)를 일찍이 떼운 애라구 해두 ....”

전화를 다 받고난 오씨는 앞머리카락이 휘날리도록 짙은 한숨을 길게 뿜었다.

/허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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