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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9/22  한민족신문
비의 두 얼굴

비가 내린다

비가 올 땐 하늘 안 보이고

사방 우중충하여 싫다

막 피어오른 모란, 찬비에 아프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비 내리는데

하늘 보이고

공기 맑고

꽃들, 나무들 제 빛깔 뿜어낸다

 

한참동안 비 내리는 밖 내다본다

중년의 부부 우산 쓰고 걸어가는 모습

더 정겹게 보인다 더 여유롭게 보인다

저들은 무슨 말을 나눌까?

자식들 얘기? 직장일 얘기?

노부모 안부? 아침에 먹었던 북어국 얘기?

좋은 얘기, 즐거운 얘기만 분명하게 들려온다

비에 녹은 풋풋한 공기가

두 사람 가슴을 평화롭게 해줄 것이다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어제의 미움이 희미하게 사라진다

두 부부 발걸음 따라가며

내 마음도 희망을 찾는다

 

제 키 보다 더 큰 우산 들고

꼬마가 달려나온다

엄마 아빠가 꾸물거리나까 ······

 

얌전히 내리는 저 비,

오늘 나의 스승이 되었다

/작자는 전 대전광역시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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