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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4/19  한민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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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 전화기를 들고 사범동창 위챗그룹에 올린 《동행》글을 읽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길 이리저리 넘어져보니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안아주는 동창들...”

나는 전화기를 놓고 눈을 내리감았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날들이 엉켜들었다. 즐거움보다 괴로움이 왜 그렇게 비수가 되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헤집었는지 모르겠다.

 

젊은 피 마음껏 발사하며 새벽바람 맞으면서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면서 뒤돌아 볼 줄도 몰랐지만 무엇을 얻은 걸까? 무모하게 뛰다 걷다 힘겨운 고개 숙인 인생, 그야말로 숨통이 막히는 듯 싶다. 어느 때엔 숨통이 옥죄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숨통을 풀어놓기도 하는 그 종잡을 수 없이 변화무쌍한 인생, 고달프고 애처로운 내 인생이 불쌍하였지만 그래도 나는 그곳을 빠져나오려 몸부림쳤다.

 

비누장사, 인삼농사... 나중에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가끔씩 사범 통창들이 생각날 때가 있지만 빈털터리 몸으로 만날 수 없게 되어 한 해 한 해 지나다보니 동창들과 연락이 끊어졌다.

 

그러나 37년 동안 나를 쳐다보는 동창들이 많았고 사범 동창들의 활동 문을 활짝 열고 나를 향하여 되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다리를 놓아주었다.

 

1983년 7월 동창들은 교문 앞 똑같은 선에서 서로 이별을 나누고 구름타고 바람타고 요녕 방방곡곡으로 뿔뿔이 흩어져 갔다. 37년 만에 나는 한국에서 “견학 온” 사범동창 물줄기를 찾아 새로운 인생의 전기에 들어섰다.

 

분수에 맞게 겸손하고 얼굴보다 마음이 훌륭한 성영 씨, 모임 때마다 번번이 식당 문 앞에서 서성거리다 먼발치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나를 보고서야 식당으로 들어가는 성영 씨의 뿌듯한 인정에 눈물 나도록 고마웠다. 그 진한 술자리를 나와 대림역에서 작별 인사를 나눌 때 두 팔을 벌리면서 나를 포옹하는 여 동창들, 순간 나는 감미로운 꿈이라도 꾸는 듯 하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같기도 했다.

 

그 기분은 사내들이 첫날 밤, 느낌도 아니고 무도장에서 이쁜 여인을 껴 앉고 춤추는 느낌도 아니다. 바로 가슴과 가슴으로 이 세상에서 훌륭한 얼린 수수한 넋을 전달되는 동창의 정이다. 내가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다가오는 동창들 저마다 마음을 열고 나에게 친구가 되어준 동창들의 모습은 얼마나 귀한가!

 

사랑으로 얻어진 생명 동창지간 사랑을 나누며 살다가 사랑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니 나는 사랑의 무덤을 남기고 떠나는 인생을 살겠다. 동창은 잃기도 쉽다.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 중에서 가장 혹독한 것이 있다면 바로 동창들을 미워하는 마음일 것이다. 나는 아등바등 애쓰며 사는 동안 어느덧 시들었고 그렇다고 제대로 뭐가 이루거나 돈을 많이 벌어놓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동창들에께 주고 싶은 마음이다. 동창모임에 나설 때 마다 “여보, 돈을 넉넉히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술을 적당히 마시고요. 장광설도 하지 마세요. 배운 사람들 앞에 쪽 팔리지 말고요...”

 

아내는 나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 하다. 나는 필을 놓고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참 좋은 이들과 함께 하는 동행 길 그 또한 행복합니다.”

 

그렇다. 1983년 요녕사범학교 동창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한강 아니면 압록강에서 함께 합류하여 여느 강물처럼 바다로 흘러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신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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