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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10/09  한민족신문
아닌 건 아닌데, 나 혼자서는...

캥거루족은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아니라,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님에게 빌붙어 사는 철없는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2000년을 전후해 젊은이들의 취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뒤, 2004년 무렵부터 한국에서 나타난 신조어이다. 그러나 용어만 다를 뿐 캥거루족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나도 본의 아니게 캥거루족으로 지금까지 독립한 적 없이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나름 취직도 하고 사회생활도 잘하고 독립도 하고 싶었지만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결단 내리지 못하고 이러고 있다.

 

20대 초반에는 그래도 결혼할 꿈도 있었다. 10대 중반에 할아버지 고향인 한국에 와서 지낸 지 어느덧 12년, 중국에서 인생의 반을 살고 이젠 결혼 할 나이가 다 됐다.

 

한국생활에서 문화차이라고 크게 느낀 적 없었기에 주변에 인연이 닿는 사람들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던 어린 시절, 그 편견이라는 높은 담장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처들도 많이 받았고 의도치 않은 상황들에 수없이 많은 당황함을 겪었다. 사람은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성장하면서 사람이 되어 간다는 말이 가슴속에 와 닿았던 순간이 생각 밖으로 많았다. 물론 정말 좋은 사람들과 연이 닿아 지금까지도 인연을 쌓고 친분이 생겨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잘 지내는 지인들이 더 많다.

 

문화차이가 크게 다르다고 느낀 적 없던 지난날과 다르게 요즘은 정말 다르다고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이유는 정말 잘 아는데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마음도 스스로 뭐가 뭔지 모르겠다. 결혼할 나이가 꽉 차서인지, 사회가 미치는 영향이 커서인지, 1인 가구가 증가되는 추세가 문제인지...

 

국적이 중국이라 중국인 남자랑 만나서 결혼하는 게 맞다고 하시는 주변인들, 반대로 한국에서 쭉 살아와서 한국인이랑 만나서 다문화가정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는 게 맞다고 하시는 분들, 귀가 쟁쟁하게 들어봐도 이 두 가지로 종합할 수 있다.

 

어르신들 말씀은 틀린 게 없다고 인생선배가 해주는 말은 귀담아 들어서 중국인, 한국인 다 만나봤지만 한국에 오래 산 탓인지 10년 넘게 어릴 때 함께 자라온 친구들이라 해도 10대 후반부터 한국문화를 접한 나와는 생각이 너무 달라 이게 또 다른 문화차이라는 걸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많이 부딪혔고 한국인이랑 만났을 때도 대부분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식습관, 사고방식, 가정환경차이 때문에 많이 부딪혔다. 결국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이 돼버려서 이럴 때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닌 건 아닌데 하고 되뇌여 보곤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 한 살, 두 살 먹다보니 이성을 만나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돼버리고 설레고 썸 타는 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어색한 것보다 편한 게 더 좋고 남자친구보다 엄마아빠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하다. 이쯤 하면 본의 아니게 캥거루족이 된 셈이고 미래의 1인 가구에 한쪽 발을 담군 셈이다.

 

1인 가구가 점점 많이 증가되면서 정말 심각한 걸로 알고 있다.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고 한다. 저 출산 때문에 이대로 나간다면 앞으로 몇십년 후면 나라 인구가 얼마까지 감소한다는 둥 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뉴스가 며칠에 한 번씩 접할 수 있다. 그럼 인구 감소에는 내 탓도 있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지만 또 나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 사람이나 만나서 무책임한 결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도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을 길도 없는 현실이다.

 

30대를 바라보는 20대 후반 젊은 청년들에게는 또 다른 고충도 결혼할 수 없게 만든다. 결혼을 한다 해도 집도 없고 한 달 수입 갖고 내가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한 가정을 꾸린다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도 많지만 또 독립해서 살다 보면 혼자 사는게 편해서 나이 먹다보니 1인 가구로 되고 너도나도 1인 가구를 선호하다보니 그 상승세를 점점 더 부추긴다.

 

주변을 둘러보면 일찍 어린 시절에 사고 쳐서 아이출산과 함께 결혼식만 올리고 가정을 꾸린 친구들도 있지만 직장을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물가가 오르고 월세 집에서 기본 생활도 보장될 수 없기에 맞벌이 하다 보니 아이는 아이대로 고생하고 어른은 어른대로 고생해 봐야 상황이 좋아지기보다 헤여 지면서 애 양육문제 때문에 고민 아닌 고민하는걸 보면 평생 혼자 사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궂혀가게 된다.

 

따라서 듣고 보도 못한 신조어들도 많이 탄생했다. 예를 들면 혼밥, 혼영, 혼술, 싱글족, 반려족, 나홀로족 등..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이런 신조어들이 이 시대에 탄생할 거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추세가 이렇다 보니 나를 포함해서 많은 청년들도 사상이 이쪽으로 많이 기운 듯 보인다. 모두가 틀렸다고도 말할 순 없지만 마냥 지켜만 봐서도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사회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이 너무나 뚜렷하여 여기서 발버둥 쳐서 나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반면에 나도 반려족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맘속에 비집고 들어온다.

 

분명히 나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나는 남자친구들, 나를 그냥 걔들과 같은 남자로 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개팅해서 만난 남자들도 몇번 만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도 모르게 우리는 그냥 남자친구, 여자 친구로 되여 버려서 우리가 처음 어떻게 만났지 하고 수다 떨다가 그 누구야 그 애가 우리 둘 어울린다고 소개팅 해줬잖아?! 이러면서 자지러지게 웃을 때도 있는데 나는 내가 진심 꾸밈새만 여자지 남자처럼 털털하게 지내는걸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스스로도 판단이 서지 않을 때도 있다.

 

자라온 환경도 중국 반 한국 반, 언어는 한국말이 중국말보다 더 편한 반면에 중국요리와 마라탕을 잔치국수와 김치찌개보다 더 좋아하지만 중국 가서 보름만 있으면 한국에 오고 싶어 바로 비행기 탑승하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 혼자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현재 혼자가 좋다는 것, 지금 내 삶에 굉장히 만족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나와 같은 젊은 친구들 너무 많다는 게 문제인데 앞으로의 우리의 삶을 개변시켜줄 뾰족한 방안 어디 없을까요?

 

아닌 건 아닌데 나 혼자는 해결 방법도 없다.

/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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