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눈물 - 한민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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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05/08 한민족신문

반도의 눈물

백두와 한라의 혈맥이
어우러진 이 땅에
한오리 금을 그어놓고
서로를 등지고 돌아 앉아

칠십년을 살았다

이념의 앙금이
돌처럼 굳어진 경계에서
서로의 앙가슴에
차디찬 총부리를 겨눈다

이념이 무엇이기에
주의가 무엇이기에
반만년을 함께 살은 우리가
이토록 원수가 되여
서로를 살육하며
피를 흘려야만 하는가

우리 이제 싸울만큼 싸웠다
우리 이제 울만큼 울었다
아우야 누이야
남남아 북녀야

우리 가슴을 열자
우리 손을 내밀자
이별의 장벽을 부수고
끌어 안고 울어보자
얼싸안고 웃어보자

보이느냐
천지가 그리워 흐르는
백록담의 저 눈물을
들리느냐
부모형제 그리워 부르는
겨례의 처절한 저 아우성을

천추의 한을 싣고
임진강은 오늘도
철조망에 가로막혀
서쪽으로 서쪽으로
꺼이꺼이 울며 흐른다

/엄호현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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