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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6/25  한민족신문
간병사의 일기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 되였다.

 

피곤한 몸을 일으키면서 창밖부터 바라보았다. 아직도 어둑스레 한 밖에는 만물이 다 고이 잠든 듯하다. 간병사들의 일상이 시작이다.

 

 

아침 일과가 시작되면서 그들의 희로애락도 뒤따른다. 전등불을 켜니 환자들도 잠결에 아픈 몸을 뒤척인다. 기저귀 케어를 하려고 간병사님이 할머니 (환자)를 돌려 눕혔더니 잠자는 걸 깨웠다고 욕부터 한다. 간병사들은 욕 먹는 건 인젠 자장가로 받아들인다. 환자는 욕을 하다가도 고맙다고 칭찬한다. 이렇게 욕과 칭찬은 번갈아 가면서 밥 먹듯 한다.

 

케어가 끝나면 세면시키고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밖을 내다보니 그제야 먼동이 트는 새 아침이 밝아온다.

 

간병인들은 자기 몸매도 깔끔히 관리한다. 여사들은 옅은 화장으로 남지들은 수염을 깎고 옷매무시도 깨끗이 한다. 식사가 들어오면 식사 수발들고 복용할 약 챙겨드리고 양치도 해드린다.

 

아참식사를 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밥상을 엎어뜨렸다. 치매가 심한 환자다. 정신이 좀 흐려서 오락가락할 때가 많다. 간병사는 왜 식사하시다 말고 밥상을 엎느냐고 물으니 욕부터 한다.

 

“너나 콱 처먹어라! 밥 가져와. 죽 싫어.”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할머니는 틀니라 잇몸이 시원찮아서 죽 드신다.

 

간호샘들이 소리 듣고 달려왔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물으니 “너 년이 내 밥 다 훔쳐 먹었지? 내 밥 내놔!” 라고 욕을 진하게 한다.

 

식당에 연락하여 밥 갖다 드렸다. 간병사가 밥 떠드리려고 하니 도둑이 왔다고 소리 지른다. 아침식사 시간이 아수라장이다. 막말로 시장바닥이다 정신이 없다. 이렇게 한바탕 소란 속에서 식사가 끝났다.

 

식사 후엔 간병일지에 소변 량, 식사량, 간식 등 환자케어에 관해 기록한다. 오전 열시쯤 되여 할머니가 배고파 먹을 거 가져와라 소리 지른다. 간병사님들이 빵과 음료수를 갖다드렸다. 할머님은 한입 뚝 떼서 드시더니 콜록 콜록 기참한다. 아마도 사래 들었나보다고 간병사가 등을 두드렸다. 할머니는 이 년이 사람 죽인다, 사람 살려라! 또 고함이다.

 

모르는 사람들이면 진짜로 믿겠지만 치매환자들의 옆에서 손발이 되여 수발드는 간병인들은 하루에도 열두 번 딸이 됐다, 며느리 됐다, 죽일 놈, 아들이 됐다 한다.

 

맞은편 할머니는 치매라도 예쁜 치매다 항상 웃는 얼굴이고 예쁜 말만 골라 한다. 치매도 여러 가지로 환자마다 다 다르다.

 

오전 중간 케어시간이 되었다. 또 욕먹을 각오하고 할머니 옆에 다가 갔더니 웃는 얼굴이다.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간병인이 할머니에게 묻는다. 할머니는 엉뚱한 말씀하신다.

 

‘나 오늘 집에 간다.’

집에 가면 한복을 입고 신랑 만나려 간다면서...

 

후~ 또 시작이구만. 간병사님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할머니에게 기분을 돋워 준다.

 

“할머니 좋겠다. 우리 할머니 한복 입으시면 얼마나 고우시려나~” 할머니는 마치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다.

 

기분이 짱이다! 그 기분 속에서 할머니는 기저귀 케어도 잘 협조했다!

 

한 시간쯤 지나 할머니는 기다림에 지쳤는지 그 생각을 잃어 버렸는지 잠이 들었다. 간병사는 측은한 눈길로 할머니를 쳐다본다. 참 안쓰럽다. 젊어서는 자식 위해 가정 위해 모든 걸 헌신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좁은 침상에서 하루하루 불편한 몸을 지탱해야 하니 고생 끝에 낙인가 아니면 운명인가 참...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간병사는 할머니와 다른 환자분들에게 물 떠다드리고 앞치마를 둘러주느라 분주히 보냈다. 창가에 한 할머니는 무슨 저녁을 이리 일찍 먹느냐며 좀 있다 드신다고 생 떼질 한다. 식사 시간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갈 때가 별반 없다. 옆에 인지 있는 할머니는 “제발 저 놈의 치매만 오지 말아야 할텐데~ 쯧쯧.” 하면서 걱정하신다.

 

할머니는 참 인자하신 분이다. 참 곱게 돋보였다. 하얀 은빛 머리는 살짝 곱슬머리라 점잖은 할머니 모습을 돋보이게 하였다. 할머니는 간병인 여사님을 항상 수고 많다고 자제분들에게 칭찬을 한다. 그 마음, 그 맛에 간병인들도 기분이 좋아 진다. 보람을 느낀다.

 

환자들의 식사가 끝나면 간병사들의 식사 시간이다. 식사는 식당에서 해결한다. 우리 병원은 조건이 괜찮다. 병원에서 나오는 식단이 괜찮지만 우리 음식이 생각날 때가 많다. 간병인들의 코로나에 힘들어 한다고 반찬을 마음대로 해먹게 한다.

 

오전, 오후 커피 간식 시간이 있고 운동도 강뚝에 가서 한다. 점심 휴식시간은 1시부터 3시까지이다.

 

본인 일만 깨끗하게 잘 하면 간호사들도 말하지 않는다. 전에 보다 모든 면에서 조건이 양호해 졌다. 침상도 병원에서 새로 바꾸어 주고 침상 위에 매트리스와 침상 용품은 협회에서 명절 선물로 준다.

 

오후 3시 반이 되면 기저귀 케어를 한다. 저쪽 맞은 편방 할머니는 흥겹게 노래 부른다.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노래도 구성지게 잘 부른다. 옆에서 듣는 우리들도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른다. 이렇게 간병인들은 환자들과 미운 정 고운 정,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저녁 5시에 식사가 들어온다. 오늘 저녁에는 환자분이 모두 환한 얼굴들이다. 저녁메뉴는 할머니들이 즐겨 드시는 수제비국이다. 간병인이 미리 메뉴를 알려주었다. 환자들은 너도 나도 한 그릇 뚝딱했다. 설거지 할 것도 없이 깨끗이 비웠다. 모두 잘~ 먹었다고 한다.

 

간병인들도 따라서 웃는다. 사실 간병하다 보면 환자들의 식사를 잘하면 마음이 흐뭇하다. 식사를 할 때면 요것도 저것도 안 드신다고 반찬타령을 하면 우리도 힘들다. 이렇게 오늘같이 식사를 잘하시는 날에는 우리 마음도 가볍고 기쁘다. 이게 간병인들의 희로애락이다.

 

저녁 식사 후, 간병인들은 하루의 힘든 일상에서 지친 몸을 샤워로 푼다. 따뜻한 물로 온 몸을 마사지 하듯 깨끗이 씻고 나면 그것도 하루 일상 결말의 기분이다.

 

돌봄이란 이 서비스업을 반추해 보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모든 분들은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하느라 별별 수단과 마음을 졸이지만 간병일은 첫 째로 돈 버는 목적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거기에도 배울 점이 많고 지식도 필요하고 노하우도 뒤따라야 하며 눈치도 빨라야 한다. 더욱 사랑의 마음, 봉사정신이 있어야 하며 배려심도 있어야한다. 그렇다고 100% 사랑의 마음은 아니다. 어떻게 사랑과 관심을 주느냐는 본인의 인내심에 달려 있다.

 

저녁에는 환자들과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그들에게 내용도 설명하고 웃고 떠들면서 시청한다.

 

어느덧 9시 취침시간이 됐다. 그제야 편안하게 허리 펴고 그들만이 여유 시간을 가져본다. 휴대폰을 열고 그리운 친구들이 보내 온 글과 메시지로 얼굴에 웃음 띄우면서 달콤한 잠에 빠져든다. 고향 생각, 부모님과 자식 걱정 번갈아하면서...

 

8시간 수면 보장은 못할지라도 몇 시간이라도 편안한 잠을 취하여야 한다. 희망찬 내일을 위하여 재충전 하고 아침 기상은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하는 것이 간병인들의 바람이다.

 

그 속에 많은 기쁜 일과 힘든 사연들이 오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과는 이렇게 반복할 때가 많다. 정말로 파란만장한 나날들이 많다. 오늘도 환자 손발이 되여 돌봄 일선에서 노심초사 하시는 간병사들과 팀장들의 수고가 많다. 그대들의 천사 같은 마음은 세세대대 전해질 것이다!

 

힘든 일이 쌓이면 추억이 되고 즐겁던 일들의 쌓이면 복이 되고 꿈을 가지면 희망이 현실로 된다! 우리 모두 건강과 행복이 동반하는 무탈한 일상 속에서 즐겁게 자신의 노후를 잘 설계하여 석양노을처럼 뜨겁게 불태워 보자.

 

나는 간병사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오늘도 내일도 쭉~~

화이팅!!!

/이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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