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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05/20  한민족신문
막걸리

막걸리는 우리 민족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막걸리는 우리민족이 대대로 내려오면서 농가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던 전통적인 민속 술로서 마시기 좋고 건강에 좋으며 사람마다 즐겨 마시는 술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집은 할머니, 아버지가 계실 때부터 막걸리를 빚어두고 마셨다. 내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는 종종 막걸리를 주전자에 담아서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가져다주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나는 어린애의 호기심에 심부름 도중에 조금씩 마셔보군 했는데 달큼하고 텁텁한 맛이 목을 축이기가 참 좋았다. 후에는 할머니가 집에 안 계시는 틈을 타서 술 단지에서 조금씩 몰래 떠 마시기도 했다. 이때로부터 나는 막걸리 맛에 흠뻑 빠져버렸다.

 

내 나이 칠십이 넘는 지금도 막걸리를 손수 담궈 1년 내내 마신다. 지금까지 마신 막걸리를 숫자로 계산하면 한 트럭 싣고도 남을 것이다. 막걸리는 할아버지, 아버지 술이자 나의 술이기도 하다.

 

막걸리를 담그려면 먼저 누룩을 준비해야 한다. 옥수수 가루를 재료로 먼저 쌀가루로 묽은 죽을 쑤어 옥수수가루 반죽을 하는데 반죽이 너무 묽으면 누룩이 썩으면서 뜨고 너무 되면 잘 붙지 않기에 적당하게 수분을 주어 손에 붙지 않게 반죽을 만들어 일정한 모양의 용기에 꽁꽁 다져 넣으면서 덩어리를 만든다.

 

다음엔 밑에 깨끗이 손질한 벼 짚을 펴고 누룩 덩어리를 펴놓고 이삼일 말린다. 겉이 마르면 두터운 이불이나 탄자를 잘 덮어 발효시킨다. 손으로 만져보고 너무 열이 나면 덮개를 벗기고 식히면서 말린다.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면 새하얀 누룩곰팡이가 곱게 피여 발효가 되면서 짙은 술 향이 나고 더는 열이 나지 않는다. 이 누룩을 잘 말려 보관해 두고 막걸리 담금 때 조금씩 쓰면 된다.

 

다음 막걸리 담그는 재료로 찹쌀을 준비한다. 찹쌀을 하루 밤 물에 담구었다가 쌀을 손으로 비비면 잘 부서질 수 있게 될 때 깨끗이 씻어서 시루에 푹 찐다. 찐 밥을 그릇에 퍼내 식힌다. 손이 데지 않을 정도로 뜨겁지 않게 식힌 후 물에 푹 담군 누룩을 고루고루 버무려 단지에 차곡차곡 담아 둔다. 찹쌀, 누룩, 물의 비례는 3 : 1 : 12로 한다. 사나흘 지나면 발효가 완성 되여 막걸리가 된다.

 

술 거르는 기구를 따로 쓰지 않고 또 맑은 술을 따로 떠내지도 않고 거칠게 걸러 짜내서 만든다. 막걸리란 이름도 막 거른 술이라는 뜻으로 붙은 것이다.

 

막걸리는 숙성시키는 기간이 다른 술과는 달리 나흘이나 닷새로 매우 짧지만 그 맛 은 매우 독특하여 달고 새콤하고 텁텁한 느낌의 맛이 잘 어울려 있다.

 

막걸리는 술을 빚는 과정이 그러하듯 격식과 례의보다 자유분방한 모습에 어울리는 술이다. 작고 격식을 갖춘 깜직하고 우하한 술잔보다 툭한 사발에 콸콸 따라서 옷깃을 풀어 헤친 채 논둑에 주저앉은 농부가 마시는 모습이 잘 어울린다.

 

막걸리를 마시는 사나이 모습은 열 여덟 사발의 술을 마시고 맨 주먹으로 범을 때려잡은 수호전의 무송을 떠올리게 되는 멋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막걸리는 그야말로 소박하고 자유로운 우리민족의 삶과 함께 내려온 술이라 할 수 있다. 사발에 가득 담긴 뽀얀 술의 빛갈 사이로 호탕한 웃음과 허물없는 정까지 듬뿍 전달되기도 하다. 나는 친구들과 모임이 있을 때 마다 손수 빚은 막걸리를 들고 가서 함께 정을 나누면서 하하 허허 호탕하게 웃고 떠들면서 사시군 했다. 그러니 나로서는 막걸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막걸리를 마실 때 기분이 좋은 멋도 있지만 마신 후 몸에도 좋은 것 같다. 내 나이 지금 칠십 고개를 넘었지만 고혈압이나 고혈지, 고혈당 같은 노인병은 찾아볼 수 없다. 젊어서 일 밭에 갈 때마다 막걸리 병을 들고 다녔는데 목이 마르거나 허기질 때 마다 막걸리만 쭉 들이켜면 온 몸에 새 힘이 솟구쳐 일도 잘 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오늘까지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고 우리 마누라도 나를 따라 막걸리를 만들고 마시더니 이제는 막걸리 사랑에 빠져 막걸리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첫 아이를 낳은 후 창고에 가서 막걸리를 퍼올 때 마다 목이 마르면 한 모금씩 맛보았는데 점차 한 사발 들이켜도 취하지 않더란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젓 몸이 불어나면서 아기에게 먹이고도 짜버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젖이 많아졌단다. 막걸리 덕분에 우리 아기들 배고프지 않게 잘 크지 않았나 싶다.

 

후에 자료를 찾아보니 막걸리는 발효과정에 단백질을 수십 가지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데 그 중에는 인체에 꼭 필요한 여덟 가지 아미노산이 있다. 그러니 막걸리는 우리 몸의 보약이 아니겠는가? 발효음식이니 여러 가지 항균소도 분비할 수 있어 인체에 들어오는 병균도 막아 줄 수 있단다. 그러니 우리민족 전통음식인 막걸리를 나는 참 좋아한다.

 

막걸리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술이며 또 나의 술이다. 그야말로 소박하고 인심 좋은 우리조상의 삶과 함께 전해 내려 온 멎진 술이다. 모태주처럼 맑고 고귀하고 짙은 향은 없으나 끈끈하게 입을 당기는 구수한 감칠맛이 있다. 뽀얀 술의 빛깔사이로 소박하고 수수한 조상님들의 구수한 흙냄새와 고향 향, 고향 맛, 거기에 농부들 사이의 허물없는 정까지 듬뿍 전된다.

 

우리민족의 전통술인 막걸리는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나에게까지 전해져 영원히 보전되고 있는데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막걸리를 빚어 친구들과 함께 막걸리 파티를 열고 한 사발, 두 사발 콸콸 따라 쭉쭉 들이켜면서 즐거운 노후의 생활을 보내려고 한다.

/최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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