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면 다 나쁜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러나 아름다운 거짓말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있은 일이다. 나의 친구 영희와 순이는 절친한 친구였는데 사소한 일로 해서 싸우게 되었다. 그들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냥 서로 담벽을 쌓고 소 닭 보듯 지냈다. 둘 다 고집도 세고 자존심도 강한지라 웬만한 방법으로는 효과를 볼 것 같지 못해 고민하던 나는 궁리 끝에 문득 한 가지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그래서 어느 날 영희를 찾아갔다.
“영희야. 이것은 순이가 지난번 너와 싸운 것이 미안하다면서 나보고 너한테 전해달라는 것이야.”
나는 호주머니에서 아주 이쁜 머리 삔을 꺼내서 영희에게 주었다. 물론 그 머리 삔은 내 돈으로 산 것이였다.
“네 말이 정말이야? 사실 그 날 내 잘못도 있었어.”
영희가 기어드는 소리로 대답하면서 머리 삔을 받았다. 그의 얼굴에는 환한 빛이 떠올랐다. 이번에 나는 또 순이를 찾아갔다.
“순이야, 이건 어제 영희가 너에게 선물을 전해달라면서 나한테 준 연필이야.”
나는 미리 산 이쁜 연필을 내놓았다.
“영희가 나한테 주는거라고? 그 애가 왜 나에게 주지?”
“아마도 지난번에 너와 다툰 것이 후회되는가 봐. 그리고 선물을 줄 때는 자기 잘못을 느낀거잖아?”
나의 설득에 순이는 말 한마디 없이 가만있더니 눈가에 눈물이 반짝였다. 아마도 감동 받은 것 같았다.
그 이튿날 나는 그들을 불렀다. 나는 그들의 손을 함께 쥐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서로 잃어버린 정을 되찾겠다고 선물교환도 했으니 인제부터 다시 딱친구야.”
“뭐? 무슨 선물? 난 산 적이 없는데.”
영희의 말에 순이도 두 눈이 둥그래지며 말했다.
“나도 선물 산 일이 없어.”
어리둥절해 하던 그들은 갑자기 무슨 영문인지 알아차리고 동시에 날 쳐다보았다. 내가 미소를 짓자 그들은 내 손을 잡고 이렇게 속삭였다.
“은영아. 네가 이렇게 우리 둘을 화해시키려고 네 돈까지 팔며 애를 썼는데 우리 어찌 그 마음 안 받겠니?”
그 후부터 그들은 다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기 시작했다. 난 비록 거짓말을 했지만 그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지도교원:최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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