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주말이면 강변에 자리 잡은 할아버지네 집에 자주 놀러 갔다. 덩그러니 올라앉은 할아버지네 기와집 앞에는 큰 텃밭이 있었는데 가을이 돌아오면 숱한 잠자리들이 찾아와 자유로이 날아 다녔다. 나는 이름 모를 수많은 잠자리 중에서 긴 꼬리 고추잠자리를 가장 좋아했다.
나는 오후만 되면 텃밭 주위에 빙 둘러 심은 옥수수, 수수 울바자에 살포시 내려 앉아 쪽잠을 자고 있는 잠자리를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의 작은 손에 잡힌 고추잠자리가 날개를 파르르 떠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 좀 더 가지고 놀려던 마음을 접고 잠자리를 바로 놓아 준다. 그러면 고추잠자리는 좋아라 다른 잠자리들과 함께 이리저리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잠자리처럼 날개가 있다면 저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 보고 싶은 엉뚱한 꿈을 가져 보군하였다.
그렇듯 천진난만한 동년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나는 어느덧 환갑이 지난 할머니가 되어 버렸다.
1978년부터 흑룡강성 녕안시 텔레비죤 우리말방송국에서 30여년이란 아나운서의 생애를 마치고 2012년에 정년퇴직을 하고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높은 푸른 하늘에 날아 올랐다가 모국 땅에 내렸다.
모국에서 열심히 벌어 노후 준비를 하려던 나는 2015년 7월에 서울특별시 대림동에 자리 잡은 KCNTV한중방송과 인연을 맺고 "아나운서 삼총사 이야기" 프로의 아나운서로 지금까지 모국에서 제2의 방송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면서 하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녕안시란 고향에서 3만 4천명의 조선족을 위하여 30여년을 꾸준히 우리말방송을 열심히 하면서 훌륭한 방송인으로 되려는 나의 작은 꿈을 실현해 왔다면 지금은 모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70만 동포들을 위하여 방송하는 참다운 방송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고향에서 키워오던 조선족들을 위하여 열심히 방송하는 방송인이 되려던 작은 날개의 꿈을 모국에서 동포들의 한국 정착생활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그들이 관심하고 사랑하고 애청하는 방송을 하면서 훌륭한 방송인으로 되려는 큰 꿈으로 키워가고 있다.
/윤순자
http://www.hmzxinwen.com/news/19030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Powered by Newsbuilder
